▶ 한인들 “경기회복 아직은 먼 길”
▶ 소비심리 다소 회복 개선 기대감
부동산.마트.금융시장은 안정세
지난 1년 새 세계경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추락을 거듭해 왔다.
내로라 하는 금융기관들이 연쇄 파업하고 실업률은 연일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인들은 지난 1년을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라 칭할 만큼 피부로 느끼는 경기침체가 극심했다.
물론 현재의 각종 경제지표들을 보면 1년 전에 비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이 체감하는 경기는 아직 냉기가 돌고 있다는 의견이 분분하며 한인 다수도 실물경제가 제자리 걸음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회복을 기다리며 깊은 숨을 내쉬고 있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던우디에서 9년간 세탁소를 운영해오고 있는 이모 씨는 “30년 가까이 미국에 거주하면서 올해 같은 불경기는 처음”이라며 가슴을 쳤다.
이씨는 “매출이 과거와 비교해 무려 30~40%가 급감했다. 렌트비 등 꼭 지출이 꼭 필요한 부분은 정해져 있는데 손님은 줄고… 어쩔 수 없이 종업원수를 줄이는 동시에 그나마 남게 된 그들의 월급까지 줄이고, 급기야는 일하는 날을 6일에서 5일로 줄이는 등 살아남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해오고 있다”고 푸념했다.
앞으로 한인경제가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이씨는 “뉴스에서는 계속 나아진다고 하는데 글쎄 개인적으론 전혀 진전이 없는 것 같다. 부디 내년부터는 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한인 다수는 “아직 경기가 좋아지지 않았다”고 대답하면서 한인들의 체감경기는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경제 지표와는 다르게 실제 체감경기에 진전이 없다 보니 한국으로 돌아가는 고학력자들도 많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에모리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모씨는 “동기생 중 졸업과 동시 취직을 한 유학생은 10%도 채 안 된다. 특히 유학생들은 업체에서 영주권 스폰서를 꺼려하고 생각보다 낮은 연봉제시에 차라리 한국행을 결정하는 사람이 많다”며 자신도 내달 중에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한편 한인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미국 경기가 바닥을 쳤을 때와 마찬가지로 부정적이다. 그러나 소비심리는 다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H마트, 아씨, 남대문 등 애틀랜타 대표 한인 마트에는 평일 손님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불경기로 인해 줄었던 주식 외의 상품들도 많이 판매되고 있다.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고객수와 객당가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H마트 둘루스점의 김경석 소장은 “3, 4월에는 객당가가 10% 줄었지만 최근 들어 예년수준으로 모두 회복했으며 오히려 조금 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손님들과 대화해 보면 소비 심리가 확실히 긍적적이다”며 “앞으로도 전반적인 소비심리는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인식당에도 손님이 부쩍 늘었다. 전화 설문조사에 응한 한인식당들은 모두 한결같이 ‘꾸준하다’ 혹은 ‘손님이 많이 늘었다’고 답했다.
둘루스 소재 한식당은 “지난 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20% 정도 오른 것 같다”며 “이제야 숨통이 좀 트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둘루스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불과 한두 달 전에 비해 외식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3.99, $4.99라는 싼값에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 많아져 번거롭게 직접 밥을 해먹기 보다는 음식점을 자주 찾게 된다”고 했다.
한인 부동산 시장에도 오랜만에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부동산중개인들은 “확실히 문의전화가 많이 늘었다”고 했다. “특히 소자본으로 운영 가능한 휴대전화 가게나 음식조리가 간단한 핫윙가게, 샌드위치 가게 등의 비즈니스 거래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지아한인부동산협회 켈리 최 회장은 “내년 봄 이후 부동산 시장은 계속 좋아질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해 부동산 주택시장의 어려움은 금융, 모기지 등 관련분야의 동반 침체라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한인은행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 이은 금융위기로 인해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지난해 상반기 본지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자료를 통해 뉴욕, 뉴저지, 워싱턴, 일리노이, 조지아, 텍사스, 하와이 등 7개주 소재 12개 한인 은행들의 상황을 동급은행들과 비교 조사한 결과 캘리포니아 지역을 제외한 한인은행들의 자본비율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수익성에서는 다른 동급은행들에 비해 부진했었다. 전반적으로 전체 대출에서 상업용부동산(CRE)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높은 상황에서 수익성 및 효율성이 크게 낮아져 있는 은행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상황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왕호민 부행장은 “지난해 10월에 개점한 이후 한인들의 대출규모는 점차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가파른 상승 곡선은 아니지만 ‘미흡’하게나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한인 경제가 점차적으로 안정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새봄 김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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