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로 대량 해고에 나섰던 미국 기업들이 경기 회복세에도 신규 채용에는 나서지 않고 있어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이 오히려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금융 위기 시발점이 된 리먼브러더스 붕괴 이후 올해 6월까지 미국 기업 내 평사원들의 평균 주급은 612달러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지난달 평균 주급은 618달러로 뛰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위기로 임금을 삭감하거나 일자리를 줄였던 기업들이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신규 채용은 미루게 되면서 ‘감원 칼바람’에 살아 남았던 직원들의 임금이 오히려 올라간 것.
이에 따라 한번 직장을 잃고 ‘백수’ 대열에 들어서게 되면 다시 일자리를 구해 고용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경기 불황에 따른 고통이 실업자에게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 연방 정부가 과거처럼 건설 사업이나 과학적 연구 지원, 인터넷 보안 네트워크 구성 같은 ‘기업적’ 역할을 하는 데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점도 실업자 대열에서 탈출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베이비붐 세대가 이미 창업 연령을 넘어섰으며, 산업 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도 재취업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지목됐다.
한때 목수로 일했던 릭 알렉산더는 나와 같은 일자리에 지원하는 사람이 수천명은 된다면서 고용주들은 내 지원서를 받았는지 여부조차 내게 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경직성 임금 이론(sticky-wage theory)’이라고 부른다.
기업의 간부들은 임금 삭감의 대상에서 제외되게 마련이며, 기업들은 직원들이 일하기 싫어하거나 이직하려는 낌새를 보일 것을 우려해 일자리를 줄이거나 신규 채용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것.
금융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펠릭스 새먼은 최근 몇년간 권력이 노동에서 자본으로 급격히 이동해 갔다면서 근로자들은 이제 협상 원동력을 잃어버리게 됐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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