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구름 잡는 이야기
계곡은 아름답습니다. 봉우리도 있고 골짜기도 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는 계곡은 장관이지요. 필자가 보니 계곡이 구름 위에도 있고 땅 위에도 있고 바다 밑에도 있습니다. 한번은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창문아래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하얀 눈이 덮인 계곡 위를 날고 있더군요. 비행기가 알래스카로 잘못 날아온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구름으로 이루어진 계곡입니다. 뭉게구름을 땅에서 올려다 볼 때는 온갖 아름다운 물체의 모양으로 보입니다. 큰 바위 얼굴모양이 되기도 하고 토끼나 사자모양을 이루기도 합니다. 그런데 구름보다 더 높은 곳을 나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니 그랜드 캐년이 따로 없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웅장한지 구름이라고는 정말 믿어지지 않을 만 큼 완벽한 계곡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구름의 아래모습과 위의 모습이 그렇게 다를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구름계곡을 한참 감상을 하는데 비행기가 하강을 하면서 구름계곡을 뚫고 내려갑니다. 그렇게 멋지던 계곡이 안개처럼 사라지고 맙니다. 뜬구름 잡는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나서 얼마나 아쉽던지요.
그래서 필자는 혼자 앉아 읽던 책 빈자리에 좀전에 보았던 구름계곡을 펜으로 다시 그려 보았습니다. 엉성하기는 해도 그런대로 볼만합니다. 그리고 혼자 흐뭇해합니다. 땅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을 하늘을 날면서 보고 그린 그림이니까요. 그런데 계곡만 그리고 나니 뭔지 심심하고 아쉽습니다. 그래서 그 계곡 위에 초막도 짓고 목장도 세우고 소떼며 양떼도 그려 넣었습니다. 그림소질이 없어서 소와 양을 그린다고 했지만 거의 개나 고양이나 비슷합니다. 하지만 남은 어떻게 보든 필자에게는 계곡을 꽉 채운 목장이 되었습니다. 그 옆에는 채소밭을 그렸습니다. 옥수수밭과 배추밭입니다. 목장과 농장까지 세우고 나니 아무래도 목동과 농부도 필요할 것 같아 추가로 그려 넣었습니다. 순식간에 구름계곡은 여느 목장과 농장보다 더 부유하고 풍성한 곡창지대가 되었습니다. 필자는 당장 부자가 된 것처럼 기분이 좋습니다. 적어도 손바닥 크기만한 필자의 그림에서는 부자가 된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비행기가 땅에 무사히 내리고 모두가 공항을 걸어나갈 때 필자의 구름계곡 목장이며 농장도 사라졌습니다. 그건 주님의 것이지 필자의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분명 필자가 뜬구름 잡다 내려온 것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 뜬구름에도 주님의 아름다운 세계가 펼쳐져 있다는 것 하나는 분명히 알고 내려왔습니다. 그러니 저 구름 너머에 있는 별들과 우주에는 얼마나 더 아름답고 웅장한 광경이 있을지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대기권을 벗어난 우주선에서 지구를 처음 본 이가 외쳤다지요. “여기엔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십니다” 그 분이 지으신 자연과 세계의 아름다움에 절로 탄성과 찬양이 나온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시편을 쓴 이가 고백합니다.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의 베풀어 두신 달과 별을 내가 보오니 사람이 무엇이 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관대 저를 권고하시니이까..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시8:3-4,9)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시고 우리를 가장 아름답게 지으신 주님께 감사하며 기쁨의 인생을 누리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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