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끔한 외모와 뛰어난 언변을 무기로 각국을 돌며 사기행각을 벌여온 희대의 사기꾼이 미국에서 체포됐다.
이 사기꾼은 영화 ‘캐치미 이프유캔(Catch Me If You Can)’의 실제 주인공인 천재 사기꾼 프랭크 애버그네일에 곧장 비견되는 인물로, 최소한 10개 이름을 갖고 있으며 캐나다, 콜롬비아, 일본, 멕시코, 베네수엘라에서 지명수배돼 있다.
콜롬비아 출신으로 올해 33세인 후앙 카를로스 구즈만-베탄코트는 지난 21일 캐나다에서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어 미국의 버몬트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고 AP통신 등이 30일 보도했다.
그는 국경 당국의 조사에서 캐나다 퀘벡주에서 자동차가 고장 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부주의하게 국경을 넘었다고 주장했으나 지문 조회 결과 각국에서 찾고 있는 국제 사기꾼으로 들통남에 따라 쇠고랑을 찼다.
그의 사기 행각이 시작된 것은 1993년 콜롬비아에서 마이애미 공항에 도착한 여객기의 랜딩기어를 붙잡고 13세의 고아라고 호소,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부터.
당시 동정 여론이 일면서 그는 순식간에 수많은 선물과 기부금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17세로 부모도 생존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그의 사기 무대는 전 세계의 호화호텔로 옮겨졌다. 전형적인 수법은 호텔에 도착해 투숙객을 가장한 뒤 금고의 비밀번호를 잊었다며 호텔 직원의 도움으로 다른 투숙객의 금고를 열어 현금 등 귀중품을 갖고 달아나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3차례나 추방을 당한 기록을 갖고 있다.
또한 2005년에는 영국 법원에서 6년간에 걸쳐 15만 유로 상당의 보석과 현금 등을 훔친 혐의로 3년6개월의 형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불과 2개월을 복역한 뒤 교도관을 설득해 치과 외부 진료 허락을 받고 혼자 외출했다가 그대로 달아나기도 했다.
영국 경찰의 ‘젠틀맨 도둑’을 잡기 위한 대대적인 체포작전에도 불구하고 도주를 계속하다 얼마후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붙잡혔으며, 이듬해 12월 프랑스로 추방됐다.
이후 그의 행방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미국 국경감시대에 체포됐을 당시 ‘호르디 에자르케 로드리게스’란 이름으로 스페인의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여권에는 터키와 요르단,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오만 등의 출입국 도장이 찍혀 있었다.
그는 앞으로 콜롬비아로 강제 추방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의 사기행각은 거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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