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1차전 양키스에 6-1
오늘 2차전은 버넷 대 마티네스 ‘패기와 관록’ 대결
2009 월드시리즈 1라운드는 디펜딩 챔피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압승으로 끝났다. ‘돈의 제국’ 뉴욕 양키스는 클리프 리의 신들린 피칭에 꽁꽁 묶여 쩔쩔 매다가 체이스 어틀리가 휘두른 왼손에 크게 두 번 얻어맞고 캔바스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박찬호 소속 필리스는 28일 뉴욕의 뉴 양키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서 6-1로 완승, 첫 기회에 홈 필드 이점을 빼앗았다. 좌완 선발 리가 작년까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CC 사바티아와의 사이영 상 수상자 대결에서 우위를 점령한데다 어틀리가 홈런 두 방을 날린데 힘입어 1975~76년 신시내티 레즈 이후 첫 내셔널리그(NL) 팀 2연패 위업에 한 발 가까이 다가섰다. 필리스는 작년 포스트시즌까지 합쳐 17승4패를 달리고 있는데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 역사상 이 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탔던 NL 팀이 없다.
필리스는 1루수 라이언 하워드도 2루타 2개에 마지막 타점을 올리는 등 리그 MVP 경력에 걸맞는 활약을 펼친 반면 양키스의 ‘연봉챔프’ 알렉스 로드리게스(A-로드)는 안타 없이 삼진만 3차례 당하며 스타일을 구겼다.
하지만 필리스 선발 리에 A-로드만 당한 게 아니다. 리는 이날 낙차 큰 커브와 구분이 힘든 체인지업, 구석구석 정확하게 찌른 직구를 적절히 섞어가며 삼진 10개를 쏟아냈다. 그 중 9개가 헛스윙 삼진이었고 볼넷은 단 1개에 불과했다.
양키스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낸 1점도 숏스탑 지미 롤린스의 송구실책이 겹쳐 내준 것으로 리는 이번 포스트시즌 전적을 3승 무패로 끌어올리면서 평균자책점은 0.54까지 끌어내렸다.
비가 촉촉하게 내린 날 짧은 소매 유니폼을 입고 나온 리가 껌을 쩍쩍 씹어가며 통산 40번째 월드시리즈에 오른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들’을 차례로 요리하는 모습이 걸작이었다. 한 번은 비실비실한 타구를 직접 잡게 되자 귀찮다는 시늉을 하는 ‘쇼’까지 보여줬다.
이날 승부는 어틀리의 3회와 6회 솔로홈런으로 일찌감치 갈린 셈이다. 하지만 라울 이바녜스가 8회 2타점 싱글, 셰인 빅토리노가 9회 적시타로 계속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사바티아는 3회 9구 접전 끝 어틀리에 홈런을 맞는 바람에 패전투수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사바티아가 어틀리에 안타를 허용한 것은 8차례 대결 만에 생애 처음이었고, 왼손투수인 사바티아가 올해 홈구장에서 왼손타자에 홈런을 맞은 것 또한 처음이었다. 하지만 어틀리는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듯 6회에도 사바티아의 시속 95마일 강속구를 두들겨 우중간 펜스를 넘겼다.
2차전은 29일 같은 장소(LA 시간으로 오후 4시57분·채널11)에서 필리스의 페드로 마티네스와 양키스 A.J. 버넷이 맞붙는 ‘관록과 패기’의 대결로 벌어진다.
<이규태 기자>
완투승을 거둔 필리스 선발 클리프 리와 캐처 카를로스 루이즈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아래 쪽은 필리스 타자 체이스 어틀리는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홈런 두 방으로 양키스에 치명타를 입혔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