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가 끝까지 3인 선발 로테이션으로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2일 통산 27번째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2선발 A.J. 버넷이 고작 아웃 6개를 잡고 무너지는 바람에 피니시라인을 눈앞에 두고 개스탱크가 바닥난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키스의 조 저랄디 감독은 이번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C.C. 사바티아, 버넷, 앤디 페팃이 3일 만 쉬고도 계속 마운드에 오르는 3인 선발 로테이션을 고집하고 있는데 1일 4차전까지는 그럭저럭 잘 버텼다. 나흘 만에 다시 선발 등판한 사바티아가 특별히 샤프하지는 않았지만 6⅔이닝 동안 7안타 3실점(3볼넷 6삼진)으로 분전한 덕분에 9회 마지막 공격에서 3점을 뽑아 7-4로 이겨 3승(1패) 고지를 점령했다.
하지만 버넷은 나흘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 뭇매를 맞았다. 6이닝은커녕 6아웃 밖에 못 잡고 6점을 토해내며 일찌감치 KO된 것. 양키스는 버넷이 아웃 1개를 잡기 전에 추격전에 나서는 신세가 됐고 끝내 필리스를 잡지 못했다.
버넷은 이에 대해 “아주 특별할 일을 해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실패했다. 팀을 실망시켰고 뉴욕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버넷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나흘 만에 마운드에 오른 적이 없었지만 스태미나 문제는 전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사실 버넷은 4일 동안 충분히 쉬고 나간 챔피언십 시리즈 경기에서도 LA 에인절스 타선에 두들겨 맞은 적이 있다. 이날 부진은 체력문제가 아닌 우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양키스는 끝까지 서둘러서 나흘 만에 마운드에 올리는 투수에 걸린 운명이다. 6차전 선발 페팃도 나흘 만에 등판하며 7차전까지 끌려갈 경우 사바티아는 또 사흘 만 쉬고 운명의 일전에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정작 개스탱크가 바닥난 케이스일 경우 양키스는 24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서 3승1패 리드를 날리는 수모를 당하게 된다.
양키스는 지난 2004년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 역사상 처음으로 3연승 후 4연패를 당한 기억도 생생하다.
찰리 매뉴얼 필라델피아 필리스 감독이 에이스 클리프 리를 서둘러서 나흘 만에 4차전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던 점이 저랄디 양키스 감독과 대조를 이룬다. 매뉴얼 감독에 따르면 리는 3일 만 쉬고 선발등판한 적이 생애 단 한 번도 없고, 그 결과를 알아볼 무대가 월드시리즈는 아니라는 것. 그 결과 리는 밀린 피로가 없기에 7차전이 온다면 구원투수로라도 나가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양키스는 4선발이 ‘저니맨’ 채드 고댄이라 저랄디 감독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의견도 있다. 따라서 ‘돈의 제국’ 양키스는 이번 오프시즌 선발투수부터 보강할 전망이다.
<이규태 기자>
양키스는 6차전 선발 앤디 페팃도 이미 체력이 바닥난 상황이 아니기만 바랄 뿐이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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