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 미실은 군주의 모습을 보인 말을 남겼다.
정천군, 도살성, 한다사군, 속함성, 이곳이 어디인지 아느냐. 이 미실의 피가 뿌려진 곳이다. 병사들의 시신을 수습하지도 못하고 그냥 묻은 곳이다. 그것이 신라다. 진흥대제와 이 미실이 이뤄낸 국경이다라며.
10일 오후 10시에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은 이러한 말로 신라에 대한 큰 애정을 나타냈다.
이후 미실은 국경 수비대인 여길찬이 궁지에 몰린 자신을 구하러 대야성으로 병력을 이동하지만 백제군의 움직임이 수상치 않다는 보고에 그는 회군을 명한다.
미실의 이러한 언행은 결국 정치적 경쟁자였던 덕만공주가 잠깐 (미실에게서) 왕의 모습을 봤다며 미실의 군주 상을 인정하고 미실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만든 이유였다.
이처럼 미실의 대사는 어록을 만들어도 될 정도로 명언이 수두룩했다. 미실의 대사가 45%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끌고 온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
특히 미실이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정치가였던 만큼 정치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에 관련된 대사들이 많았다.
사람은 능력이 모자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부주의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습니다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하셨습니까. 사람을 얻는 자가 시대의 주인이 된다 하셨습니까. 폐하 보시옵소서. 폐하가 아닌 미실의 사람들이옵니다. 이제 미실의 시대이옵니다
백성은 진실을 부담스러워하고 희망을 버거워하며 소통을 귀찮아하고 자유를 주면 망설입니다
사람을 얻으려면 먼저 강함을 보인 후 다가가서 손을 잡아야 합니다
이 외에도 사랑과 연모에 대한 미실만의 독특한 시각을 엿보게 하는 대사도 있었다.
미실은 아들 비담에게 사랑이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 덕만을 사랑하면 그리해야 한다. 연모, 대의, 신라. 어느 것 하나 나눌 수가 없는 것들이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사랑은 아낌없이 준다는 통념을 깨고 사랑에 대한 신선한 해석을 내림과 동시에 이후 비담이 덕만공주와 정치적으로 갈라서며 난을 일으키는 것에 대한 복선이기도 하다.
한편 이날 미실이 덕만공주와 정치 대결에서 패하고 나서 스스로 목숨을 끊자 ‘선덕여왕’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미실이 남긴 어록을 정리하는 글과 함께 그의 퇴장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의견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시청자 박종건 씨는 ‘그만할래요’ 말이 필요없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고 떠나고 싶은 마음을 그 한마디로 모든 것을 담았다고 의견을 남겼으며 최향란 씨는 사극을 보며 눈물을 흘려보긴 처음입니다. 감동, 아니 이 세상 어떤 단어로도 형언할 수 없는 연기에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선덕여왕’은 시청률은 43.3%(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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