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역설정 합의 무시… 소위원회, 시의원 돌연 제안에 속수무책
‘코리아타운 속의 리틀 방글라데시 거리’?
‘한인타운 구역설정소위원회’는 지난주 3가 선상의 알렉산드리아~뉴햄프셔까지 구간을 ‘리틀 방글라데시 거리’(Little Bangladesh Corridor)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본보 10일자 3면보도> 그러나 ‘리틀 방글라데시 거리’는 소위원회가 올 초 실시한 여론조사와 서명운동을 거쳐 설정했던 한인타운 구역과 상충될 뿐 아니라 한인사회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배제돼 향후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리틀 방글라데시 거리’ 조성의 과정을 살펴본다.
■ 언제 시작됐나
지난해 12월 방글라데시 커뮤니티가 한인타운 내 ‘웨스턴~윌셔~버몬트~3가’ 구역을 ‘리틀 방글라데시’로 지정해 달라는 청원서를 시의회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이 후 한인사회는 이창엽 한인회 이사장과 김명균 전 한인회장, 조남태 전 재향군인회장 등 9명으로 구성된 ‘한인타운 구역설정소위원회’를 만들어 한인타운 구역 설정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소위원회는 이 과정에서 공청회와 같은 여론조사 과정을 거쳤고 청원서 제출을 위해 서명운동을 전개하면서 ‘피코~후버~멜로즈~크렌셔’로 이어지는 한인타운 구역을 지정한 뒤 지난 2월 시의회에 ‘한인타운 구역 설정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버몬트 동쪽 샤토 플레이스 부근에 자리 잡기로 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했다. 그러나 반년이 지난 현재 양 커뮤니티의 합의는 온데간데 없어졌고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라본지 시의원을 앞세워 한인타운 한복판에 ‘방글라데시 거리’라는 새로운 카드를 들고 왔다. 이에 소위원회는 라본지 시의원의 갑작스런 제안을 반대하지 못한 채 받아들이기로 했다.
■ 한인사회 동의 진통 불보듯
소위원회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이같은 방글라데시 거리 조성을 알리고 한인사회 설득작업을 해 나갈 계획이다. 소위원회 김명균 전 한인회장은 “소위원회 역시 한인사회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시간을 끌거나 두 커뮤니티가 구역문제를 놓고 다툰다는 인상을 줄 경우 한인사회 전체에 불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대용 기자>
한인타운의 3가와 호바트 인근의 방글라데시 식당 모습.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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