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을 초래하는 엘니뇨 현상으로 올해 미국에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수년 간 지속돼 온 가뭄이 해갈되고 있다.
미국은 2002년 최악의 가뭄을 기록하는 등 작년까지 많은 지역에서 가뭄이 지속돼 하천이 바닥을 드러내고, 목장은 문을 닫고, 일부 지역은 단수를 하는 등 많은 고통을 겪어 왔지만 올해들어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 여름에 미국의 상당수 지역에서 예년에 비해 많은 비가 내린데 이어 10월 미 평균 강수량이 4.15인치(10.5㎝)로 예년의 10월 평균 강수량 2.11인치(5.35㎝) 보다 거의 배나 많은 강우량을 기록하는 등 가을 들어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국립가뭄경감센터의 기상학자 브라이언 후츠는 10년 전 가뭄측정을 시작한 이래 미국은 현재 극소수 지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뭄이 해갈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주의 경우 미 국토의 75%가 가뭄이 해소된 것으로 나타나 1999년 `전미 가뭄 측정’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2년 미 국토의 72%가 가뭄상태에 놓여 최고의 가뭄을 기록했던 시기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인 셈.
브라이언 후츠는 아직도 일부 지역은 가뭄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 지역들도 몇 달 전과 비교한다면 상당히 빠르게 해갈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상학자들은 미국의 가뭄을 해소시킨 주요 원인으로 엘니뇨 현상을 꼽고 있다.
엘니뇨 현상으로 적도 주변지역에서 발생한 따듯한 바람이 주기적으로 서부해안으로 불어오고, 습기를 내포한 대기를 미 대륙으로 밀어넣으면서 많은 비가 내리게 됐으며, 이런 엘니뇨 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게 기상학자들의 분석.
작년까지 극심한 가뭄으로 고생하던 네브래스카주 노스 플래터는 지난 10월에 30인치(76.2㎝)의 폭설이 내리는 등 기록적인 강우량을 보이고 있다. 수년간 극심한 가뭄이 계속됐던 텍사스에도 올 가을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뭄이 해갈됐다.
노스 다코타주의 경우 작년까지만 해도 상수원인 사가가와 저수지가 바닥을 보일 정도였지만 올해는 홍수를 걱정하고, 와이오밍주는 수 년 전 계속된 가뭄으로 목장의 풀이 말라 죽어 가축들을 내다 팔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반전됐다.
중서부와 대평원 지역의 경우 옥수수와 대두가 대풍작을 기록했지만 잦은 비로 인해 추수에 애를 먹고 있을 정도라고 일간지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12일 전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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