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만 미군 중 3,500명·동료들의 ‘불안감’ 체감하지만
이라크·아프간 전서 주민-미군 간 성공적 교량역 자부
미군중령 샤레다 호세인은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전투복을 입고 뛰는 군 생활과 머리수건으로 얼굴을 가리는 회교도 여성으로서의 삶이다. 그러는 와중 때때로 지하드나 이슬람 율법에 관한 질문들을 퍼부어대는 군 동료들의 ‘이슬람에 대한 불안감’에 직면하기도 한다. 2007년에 제대하기 전 이라크에 파병되었던 육군상사 아이만 카펠은 참전에 대한 가족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쳤었다. 해병상사 소우하이브 엘코운은 군복을 입고 아랍 커뮤니티 행사에 갔다가 같은 아랍계미국인들로부터 ‘반역자’로 야유를 당하기도 했다.
이슬람 커뮤니티의‘반역자’시선 따가워도
“무슬림의 진정한 해방과 자유 위해 싸운다”
지난 주 텍사스 포트후드에서 13명의 희생자를 낸 회교도 육군 소령에 의한 총기난사 이전에도 회교도의 미군 복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미군 내 회교도들은 이슬람과 미군 사이에서 효과적 교량 역할을 하는 자신들의 능력과 서비스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한다. 엘코운과 카펠 상사를 비롯한 많은 회교도 미군들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문화적 언어적 통역관의 소임을 맡고 있다.
아랍어에 능숙한 이들은 이라크 현지에서 미군부대와 주민 사이의 갈등을 완화시키고 정보를 얻는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마을에 병원을 짓고 주민들에게 식료품과 의류, 의약품등을 전달하는 인도적 임무를 주로 맡았던 엘코운 상사는 몇 차례 미군과 협조했다는 이유로 반군에 의해 납치된 사람들을 구출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말한다.
군 당국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에서의 이들의 역할에 대해 인정하고 이슬람 커뮤니티 미디어 등을 통해 아랍계 군인 모병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엘코운 상사 같은 사람들에게 이라크 주둔군들에게 민감한 문화적 배경을 알려주는 워크숍을 열거나, 웹사이트, 강연, 다큐멘터리 제작 상영 등을 통해 이슬람 종교 이해증진을 위한 역할을 하도록 조처하기도 한다.
140만명의 미 현역 군인 중 스스로 회교도라고 밝힌 사람은 약 3,500명이다. 군 대변인에 의하면 종교와 관계없이 모든 지원자에 대해선 기본 신원조회가 실시되고 필요에 따라 극렬주의 단체와의 연관여부 등 보다 자세한 조회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회교도 미군들은 입대면접에서 종교에 관한 불편한 질문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당국이 자신들이 매일 몇 차례씩 해야 하는 기도 등 종교의식을 위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종한 회교도로 27년 동안 해병 헬리콥터 조종사로 복무하다 은퇴한 덕 버피는 동료들과 껄끄러운 일은 별로 없었다고 말한다.
만약 헬리콥터 사고로 죽는다면 “당신은 천국에서 70명의 처녀와 함께하는 상을 받을 것”이라는 놀림을 받았지만 악의가 아니니 별로 개의치 않았다는 것. 때로 일부 해병 동료들이 무슬림이 이교도에 대한 성전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버피는 “이슬람은 신을 믿고 코란의 가르침을 믿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기회로 삼았다.
정작 쉽지 않은 것은 군대라는 환경에서 스스로의 신앙을 지켜나가는 일이다. 기도시간을 맞추는 일, 돼지고기 등 금지 음식을 가려가며 식사하는 일 등인데 요즘은 회교도에 대한 군 당국의 배려로 상당히 좋아졌다.
모로코 태생의 엘코운 상사는 미국인들에게 “우린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2003년 해병에 입대했는데 사령관이 금식을 해야 하는 라마단기간 자신이 낮에 잘 수 있도록 야간 근무조로 바꿔주는 등 배려를 해주었다고 감사해 한다. 그가 소속된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에는 2005년부터 회교사원에서의 예배도 시작되었다.
최근 은퇴한 자밀 사브리 상사는 부대 내의 왕따는 없었다고 단언한다. 동료들은 9.11테러발생 직후에도 자신을 불편하게 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힘들었던 것은 자신들의 미군복무에 대한 이슬람 커뮤니티에서의 따가운 시선이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이라크 및 아프간 전쟁을 반대하는 많은 무슬림들이 회교도 미군들이 참전하여 무슬림끼리 서로 죽이는 것은 죄악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가족들에 대한 보복이 두려워 입대를 꺼리는 회교도들도 있지만 “자유를 누리며 이 나라에 사는 사람이라면 자유를 위해 싸울 수 있어야한다”고 레바논 출신의 카펠상사는 주장한다.
이들은 동족인 무슬림들과 싸워야하는 딜레마에 대해 ‘극력분자들에 압박당하는 무슬림 대중을 해방시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신념으로 극복하고 있다. “우린 무슬림에 대항해 싸우는 게 아니라 극력주의자들과 테러분자들에 대항해 싸우는 것”이라고 미군 회교도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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