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인종편견의 벽을 허물고 미국의 최고지도자가 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순수 혈통주의를 고집하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FP 인터넷판은 17일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인종 편견이 남아 있다는 한국을 방문한다면서 그의 방문이 한국의 인종 편견 분위기를 없애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순혈통주의를 고집하는 한국사회에서 혼혈인들은 차별과 멸시를 받아왔으나 최근 한국인이 인종주의와 혼혈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일들이 있었다면서 인종차별금지법 제정 추진의 계기가 됐던 인도 출신 보이지트 후세인 교수 사건과 미국프로풋볼(NFL) 한국계 스타 하인스 워드 선수를 소개했다.
서울 성공회대 연구교수로 있는 후세인 교수는 지난 7월 여자 친구와 서울에서 버스에 탔다가 한국 남성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모욕을 당하자 이를 경찰에 신고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까지 제출해 국회에서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토록 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FP는 이 법이 제정되면 한국에서 통상 이류 시민으로 취급받는 베트남과 파키스탄, 네팔 등 아시아국가 출신의 수천명 이민 노동자들에게 획기적인 승리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잡지는 또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워드 선수가 2006년 슈퍼볼에서 소속팀인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우승하고 MVP가 되기 전까지는 한국에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그가 한국에 있는 혼혈아동에게 희망을 주는 인물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 잡지는 한국에서 남녀 성비 불균형으로 농촌 총각들이 동남아시아와 몽골, 우즈베키스탄 여성들과 결혼하는 세태를 전하면서 앞으로 수십년 내에 혼혈인구 비율이 늘어나 한국인들은 어쩔 수 없이 순수 혈통주의에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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