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활동중인 30대 한인 악기 제작자가 국제 악기제조대회에서 동메달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애틀랜타에서 악기 제작자로 활동중인 김옥겸씨(34). 김씨는 지난 9월25일부터 10월11일까지 이탈리아 크레모나에서 열린 `제12회 국제 악기 트리엔날레’ 비올라 제작부문에서 동메달을 수상했다.
크레모나는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과르니에리, 아마티 등 세계적인 바이올린 제작자들의 고향이자 이탈리아의 악기제조의 중심지. 국제악기 트리엔날레는 크레모나에서 3년마다 개최되는 현악기 경연대회로 독일 미텐발트 대회 등과 함께 악기제조대회로는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는 대회다.
이 대회에는 30여개국 330여명의 악기제조 전문가들이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등 3개부문에서 모두 479점의 악기를 출품했는데 김씨는 비올라 부문에서 프랑스와 영국 제작자에 이어 3위에 입상한 것.
김씨의 입상은 특히 이 분야에서는 보기드문 아시아계인데다 악기 제조에 뛰어든지 수년만에 이 분야의 올림픽격인 대회에서 수상한 것이어서 이탈리아의 많은 악기제조 장인들도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김씨가 1년여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제조한 비올라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네덜란드 출신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인 블라디미르 멘델스존이 현재 갖고 있는 악기보다 소리가 더 아름답다며 곧바로 구입하고 나서 명품악기로의 우수성을 공인받았다.
애틀랜타 인근 덜루스시의 허스메이커라는 악기업체에 근무중인 김씨는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7년전 크레모나에 있는 악기제조 전문학교인 스타라디바리에 유학하면서 `트리엔날레에서 한번 입상하고 싶다’는 꿈을 꾸어왔는데 실현이 됐다며 기뻐했다.
김씨의 트리엔날레 수상은 3년전 크레모나에서 활동중인 김민성씨의 수상에 이어 두번째로 알려졌지만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입상을 하며 실력을 다져온 가운데 나온 희소식이어서 고무적이다. 그는 2006년말 미국바이올린협회(VSA)가 주최한 악기제조대회에서 비올라 제작분야에서 3등을 하고, 작년 11월 멕시코에서 열린 `2008 국제 바이올린제작 트리엔날레’에서는 바이올린 분야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충북 청주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김씨의 원래 꿈은 피아니스트. 하지만 군 제대후 심사숙고끝에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고 호주에 유학하던 상황에서 바이올린 제작자들을 알게되면서 못다이룬 음악에 대한 꿈을 악기제조로 실현키로 하고 이 분야에 매진해 왔다. 독학을 하다 이탈리아의 유일한 바이올린 제조학교인 스트라디바리로 유학한 그는 하루 1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벌면서 악기제조 선진국의 장인정신과 기술을 익혔다.
그는 마르첼로 이베 등 악기제조의 거장들을 보면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모든 작업을 직접 손으로 한다면서 악기제작에 있어 기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내심과 열정 등 장인정신인 것 같다면서 특히 내가 만든 작품을 전문가들에게 보인뒤 받은 지적사항과 실수를 되풀이 않기 위해 노력해온게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지아주 최대 일간지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도 17일자에서 김씨의 입상소식을 사회면에 크게 보도하면서 관심을 표시했다. 이번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전문 악기제조가인 크리스토퍼 저메인씨는 ajc와의 인터뷰에서 유명 연주자와 제작자가 각각 5명씩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최종작품 5점을 선발하고 일반인들을 상대로 공개 연주를 가진뒤 수상작을 선정한다면서 트리엔날레에 입상하는 것은 악기 제작자로서는 최고의 영광이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한국의 경우 우수한 악기를 제조해도 많은 음악인들이 외국의 유명 제품만 구입하려는 경향이 강해 악기제조 활동을 할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정확한 품질은 보지않고, 명품만 쫓는 세태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내조를 계속해온 부인 김수현씨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한뒤 앞으로도 각종 대회에 출품을 계속하며 최고의 악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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