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경기침체의 여파로 전기 도둑질이 성행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올랜도 센티널’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전기 절도범은 슈퍼마켓 사장에서부터 차압을 당한 주택 소유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전력회사 관계자들은 지난 2년새 실업률이 상승하고, 차압되는 주택이 급증하는 등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전기 도둑도 급증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올랜도 공공요금 위원회는 작년에 모두 1천400여건의 전기절도사건이 발생, 2년전의 896건에 비해 64%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랜도에서 영업중인 전력회사 KUA의 전기절도 예방업무를 담당관인 릭 우드씨는 올해들어 전기 절도사건이 65% 증가했다면서 전기절도범은 소득, 교육, 문화적 수준과 관계없이 다양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전기절도 혐의로 체포된 인사중에는 플로리다주에서 8개의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세자르 라미레즈도 포함돼 있었다. 라미레즈는 자신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의 전기 계량기를 조작해 실제 사용한 전기양의 67%만 나오도록 하는 수법으로 8만달러 상당의 전기를 절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라미레즈는 특히 9천평방피트(836㎡)의 대저택에 살고 있고, 찰스 크리스트 플로리다 주지사와도 매우 가까운 인사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절도범들은 자기 집이나 건물 주변의 전봇대에서 전기를 공급해주는 선에 다른 전선을 연결해 사용하는 수법으로 절도를 하고 있다.
미국 전체로 볼 때는 연간 전기절도액이 연간 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 전역에 3천여개의 전력회사들이 있지만 어떤 회사도 정확한 절도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전미공공전력협회의 닉 브래든 대변인은 박물관에서 미술품이 도난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기 절도수법이 공개되면 모방범죄가 뒤따를 수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와 액수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력회사들은 경기침체가 닥치기 이전까지는 전기 절도로 인한 손해를 전기료 인상을 통해 보충해 왔지만 최근 전기절도가 갈수록 증가해 지난 80년대 이후 최고를 기록함에 따라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전기절도 예방을 위한 `디텍턴트’라는 회사를 운영중인 마이클 마드라조씨는 전력회사들이 전기절도범들에 대해 비용의 청구에 그치지 않고, 형사처벌까지 추진하는 등 강력히 대처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절도범들은 그러나 디지털 시대를 맞아 인터넷을 통해 전기절도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등 날로 지능화되고 있어 전력회사들을 골치아프게 만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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