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민간항공기의 조종석에 랩톱 컴퓨터 등 전자기기의 반입허용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0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를 출발해 미니애폴리스로 향하던 노스웨스트 항공 소속 188편 여객기가 무선호출에도 응답하지 않고 1시간여 동안 항로를 이탈했던 사건의 원인이 조종사들이 랩톱 컴퓨터에 열중하다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부터.
이 사건후 미 상원에는 제이 록펠러 상원 교통위원장(민주, 웨스트버지니아)과 바이런 도건 항공소위원장의 주도로 항공기 조종중 산만한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 등 관련 법안이 2개 제출됐다.
물론 이 법안은 항공기의 운항과 안전에 필요한 경우 컴퓨터 및 전자기기의 반입을 허용하는 예외조항이 있지만 조종중 산란한 행위를 초래할 수 있는 기기의 반입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안 제출 소식이 알려지자 항공사와 조종사들은 발끈하고 나섰다.
항공조종사 협회 회원인 스콧 슈라이퍼 조종사는 상원에 제출된 법안은 조종사들이 최신 첨단기기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우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항공기 안전을 위해서는 첨단기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연방항공청(FAA)의 랜디 배빗 청장은 항공관련 규칙에 이미 조종사들이 조종석에서 태만한 행위를 못하도록 규정돼 있는 점을 들어 전자기기 반입 금지조항의 도입여부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항공사 연합회인 항공운송협회도 즉각 반대성명을 발표하고 나섰다.
왜냐하면 항공사들은 최근 조종석내 종이 지도와 매뉴얼을 컴퓨터로 작동되는 기기로 대체하고, 기상정보도 보다 쉽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첨단장치들을 설치하려고 시도중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제트 블루 항공사는 이착륙 계산을 할 수 있는 랩톱 컴퓨터를 조종사들에게 지급하고, 조종매뉴얼도 컴퓨터를 통해 볼 수 있는 장치를 지급한 상태로, 다만 랩톱의 개인적 이용은 금지하고 있다. 또 5개 항공사가 최근 FAA로부터 조종실의 첨단화 작업을 위한 연방 자금을 지원받은 상황이다.
항공운송협회의 바실 바리모 부회장은 상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전자기기의 조종석 반입금지 법안은 항공기 안전과 효율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19일 전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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