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AP=연합뉴스) 보다 많은 미국인이 부채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올연말 쇼핑시즌에는 산타보다는 스크루지형 구두쇠 소비행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P통신과 시장조사기관 GfK가 지난 5-9일 미국의 성인남녀 1천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 연말 쇼핑시즌에 지난해와 비슷하게 소비하거나 소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자는 93%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은 적어도 부채로 인한 약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으며 22%는 매우 크거나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다. 지난 봄 조사에서 부채로 인한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17%였다.
또 응답자의 80%는 연말 쇼핑시즌에 신용카드 대신 대부분 현금으로 구입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뉴욕 브루클린의 맴모디네스병원의 앨런 힐퍼 박사는 현금은 소비를 결정하는 매우 직접적인 요인이라면서 신용카드와 달리 현금 사용은 충동적 구매를 억제한다고 지적했다.
힐퍼 박사는 빚이 증가해 걱정이 집중되면 사람들은 보다 장기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이 경우 충동적인 소비를 허용하지 않게 된다고 덧붙였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오는 27일부터 본격화하는 연말 쇼핑시즌은 소매업체로는 연중 최대의 대목으로 이 기간의 소비행태는 미국 경제가 지난 1930년대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서 얼마나 굳건히 벗어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곧 다가올 내년에도 높은 실업률과 신용경색 등으로 인해 미국의 소비자들은 더이상 활발한 소비활동에 나설 분위기가 아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에 따르면 내년에도 소비자들의 지출은 2% 증가에 그칠 전망이며 현재 10.2%인 실업률도 9.8%로 전망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평균 부채는 지난 봄 조사때의 4천900달러보다 증가한 5천600달러로 나타났으며 모기지와 신용카드, 자동차 구입 대출금 등을 비롯한 부채는 4만6천달러로 조사됐다.
이같은 부채규모는 실업률이 10%에 달했던 1980년대 초반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1982년 일인 부채규모는 오늘날의 달러화 가치로 1만4천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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