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9.11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 상황으로 한인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한인 경제의 근간인 소매업체는 소비 심리 악화로 심각한 매출 감소를 겪었다. 고도성장을 해오던 한인은행도 생존 모드로 바뀌어 바짝 엎드릴 수 밖에 없었다. 힘들었던 올 한해의 한인 업계를 되돌아보며, 또한번의 반등을 기대해본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쓴 한해였다.”
2009년을 시작할 때 한인은행가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지난 2008년부터 불거진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의 파장이 올해 은행의 실적으로 고스란히 투영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반기까지 은행의 대외 활동이 축소되고, 경비 절감 차원의 인원 감축과 직원 혜택 축소가 줄을 이었다.
‘생존’을 위한 한인은행가의 분위기는 하반기에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거시적인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체감 경기는 여전히 낮아 지난해까지 활발했던 한인은행간 ‘영토 확장’ 전쟁은 크게 줄었다. 올해 새 지점을 오픈한 은행은 윌셔은행과 나라은행, 뉴뱅크 등에 그쳤다. 우리와 신한 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올해 계획했던 지점 설립을 내년으로 미룬 상태다.다만 윌셔스테이트은행은 올해 LA의 미래은행을 인수하면서 덩치가 커졌다. 한인은행이 한인은
행을 인수한 첫 번째 케이스로 기록됐으며 총자산도 한미은행 다음으로 커져, 나라은행을 제쳤다.그러나 올해 대부분의 한인은행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부실 대출문제였다.
한인은행들의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하반기들어 연체가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신한아메리카의 김광기 본부장은 “그동안 한인은행들이 상업용 대출에 많이 의존했던 것이 결국 경기침체로 인한 부실로 이어졌다”며 “입주자들이 비즈니스가 부진해 렌트를 내지 못하자 건물주가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는 상황으로 연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인은행들이 3개월 이상 연체된 무수익 여신과 손실처리한 대출 규모는 3억달러에 달했다.이로인해 은행들마다 대출 심사를 강화, 한인 자영업계의 자금줄이 옥죄기도 했다.또 올해 한인은행들의 총자산과 예금, 대출 등은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매년 한인은행들의 대출과 예금이 20% 이상 성장했던 것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덜어진 것. 그나마 미국의 대형은행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던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내실을 다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올해 SBA 융자 부문에서 큰 성과를 올린 희소식도 있었다.
브로드웨이내셔널은행(BNB)은 2009 회계연도(2008년 10월1일-2009년 9월30일)에 SBA 7(a) 융자 실적에서 최우수상인 피너클 상을 받았다. 피너클상을 받은 것은 한인은행으로는 최초이다.뉴뱅크는 뉴욕에서 전체 6위를 차지, SBA 뉴욕지부로부터 금상을 수상했고 뱅크아시아나는 뉴욕지부에서 은상을 받았다.
올해 한인 은행가에서는 또다른 한인은행의 탄생을 예고하는 희소식이 나왔다.
한인 투자 그룹이 미국 은행이었던 ‘노아은행(Royal Asian Bank)’을 인수한 것. 노아은행은 내년 1분기에 한인은행으로 정식 출범한다는 계획아래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노아은행은 현재 필라델피아와 뉴저지 포트리, 팰리세이즈팍, 뉴욕 플러싱 등에 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인은행권에서는 올연말 인수합병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LA의 일부 한인은행들이 적자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 은행과의 인수 합병설이 나오고 있으며, 기존의 은행권 판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대부분의 한인은행권에서는 내실을 다졌던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적극적인 경영을 계획하고 있다.윌셔스테이트은행의 박승호 본부장은 “예금 목표 초과 달성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인사회에 윌셔은행을 더욱 알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신한아메리카도 올해 체질 개선을 한 뒤 내년부터는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한국식 전산시스템을 도입하고 예절교육 및 공정한 인사관리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후발주자인 뉴뱅크와 뱅크아시아나도 비즈니스 대출에 집중하면서 한인속의 은행으로 자리잡겠
다는 방침이다. 뱅크아시아나의 제임스 류 부행장은 “올해가 생존에 주력한 한해였다면 내년은 다시 도약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찬 기자>
<한인은행들의 2009년 3분기 영업 실적(괄호안은 2008년 전체)>
은행 총자산 예금 대출 순익
윌셔 3,374(2,446) 2,680(1,888) 2,520(2,085) 18(29)
나라 3,209(2,665) 2,487(1,940) 2,188(2,109) -4(5)
우리 1,077(1,073) 945(943) 890(873) 2.3(5)
신한 1,037(933) 887(803) 805(784) -11(0.6)
BNB 383(315) 340(270) 296(259) -3(0.4)
뱅크아시아나 126(93) 102(74) 84(60) -1(-2.6)
뉴뱅크 124(90) 107(77) 78(71) 0.2(0.7)
<단위=100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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