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매년 양국의 국방장관이 군 고위 장성을 대동하고 안보회의를 갖는다. 금년의 회의가 41차 한미안보회의였다.
이번 안보회의에서 양국 국방장관은 양국의 동맹관계를 재확인 했을 뿐 아니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한국이 또 외침을 받는다면 미국의 온 국방력을 동원해서 한국을 방어하겠다고 천명했다. 눈물겹게 고마운 우방이다. 59년 전의 6.25동란으로부터 한국을 지켜준 미국의 은혜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6.25 전쟁이 일어난 1950년의 한국은 미개한 나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못 사는 나라였다. 지도에서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나라, 일면식도 없는 한국 사람들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해서 미국은 고귀한 청년들을 바쳤다.
제 24사단장 딘 소장이 중상을 입고 포로가 되었었다. 밴프리트 장군이 아들과 함께 참전하여 아들을 잃고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아들을 바쳤다. 클라크 유엔 사령관도 아들을 한국에 바쳤다.
미국은 한국전쟁에 전사자 3만3,665명 및 비전투 희생자 3,275명을 포함하여 총 3만6,940명의 젊은 목숨을 바쳤다. 또한 모두 10만3,284건의 작전에서 9만2,134명의 전상자를 냈다. 총 178만9,000명의 미군이 1950년 6월25일부터 1953년 7월27일까지의 한국전쟁에 참전했으며 아직도 8,176명의 실종자를 남기고 있다. 이 고마움은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미국이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힘겹게 싸우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3만명을 추가로 파병한다고 발표했다. 현지 사령관이 요청한 4만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중요한 시점에 한국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겨우 350명의 병력을 아프간에 파견한단다. 그것도 전쟁이 없는 안전지대에 주둔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미국을 도우려는 행위가 아니라 시늉만 하는 행동이다. 차라리 파병하지 않고 조용히 있는 것이 미국을 대하기에 덜 부끄러울 것이다.
우방이란 말은 상호적인 관계를 뜻한다. 미국을 우방이라고 부르려면 미국이 베푼 만큼 한국도 미국을 도와야 그럴 자격을 갖게 된다.
미국을 돕기를 원한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다. 아프간에서 힘겹게 싸우는 미국을 도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국군 2개 사단 정도의 병력을 아프간 파키스탄 국경지대에 파병하여 알카에다 섬멸작전을 전개한다면 미국이 한국에 베푼 은혜의 일부를 보답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를 폭력으로부터 지키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전에 노벨평화상을 수락하는 자리에서 미국은 한국을 비롯해서 여러 나라에서 싸웠고 그러한 결과 그 나라들은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발전시켰음을 상기시켰다. 그렇다. 미국이 한국을 지켜주지 않았다면 오늘날 한국은 존재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G20 중 한 나라로 우뚝 서게 된 오늘의 한국이 미국의 우방으로서 겨우 350명을 아프간에 파병한다니, 할 말이 없다.
좌파정부 10년 동안 한미안보회의는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근본 목적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소위 전시 작전통수권 이양이 그것이다. 한국군은 자력으로 북한의 공격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
미군의 전력에 의존하고 있는 현 실정에서 미군으로부터 작전통수권을 인수한다는 말은 미군을 한국군으로부터 분리시키는 행위로 바로 김정일이 원하는 바이다.
미군이 계속해서 한국군의 작전통수권을 수행하는 조건으로 상당수준의 전투 병력을 아프간에 파병해야 할 것이다. 지금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다.
이인탁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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