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스타 K’ 도전자들, 그룹 결성해 싱글 발표
음악채널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에서 탈락한 세 도전자가 가수의 꿈을 이뤘다.
엠넷은 ‘슈퍼스타 K’ 도전자 중, 외모때문에 빛을 보지 못한 숨은 실력자를 뽑아 음반을 내주는 ‘드리밍(Dreamin.G)’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김민선(18), 강진아(21), 윤예슬이(24)가 ‘몽실이 시스터즈’란 그룹을 결성해 최근 디지털 싱글 ‘사랑아’를 발표했다. 이 곡은 유명 가수들과의 경쟁 속에서 음악차트 상위권을 차지했고 이들은 ‘제 2의 빅마마’로 불리고 있다.
흰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엠넷 사무실에서 이들을 만났다. 처음 든 생각은 모두 둥글둥글한 외모에 목청이 크고 웃음이 화통하다는 것. 기성 가수들과 달리 풋풋하고 솔직한 답변도 인상적이었다.
이들과의 대화는 외모 이야기부터 시작됐다. ‘슈퍼스타 K’ 예선 당시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현미가 통통한 체격의 세 명을 보고는 몽실몽실한 것이 꼭 몽실이 시스터즈네라고 말했고 이 한마디가 세 명이 뭉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체구가 크고 눈도 작아서 가수가 되겠다는 생각보다 일단 살을 빼야한다고 생각했어요.(김민선)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실력을 키우다보니 몸도 같이 키워졌어요.(강진아)
노래하고 싶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이 ‘뚱뚱하잖아’라는 말을 먼저 해 상처를 받았죠. 트로트 가수인 엄마가 무명으로 고생하셔서 제가 가수되는 걸 반대하셨기에 6년간 미용 공부를 했죠. 결국 엄마와 싸우고 집을 나와 살면서 햄버거 먹고 살이 쪘어요.(윤예슬이)
셋의 공통점은 자신이 처한 여건에 굴하지 않고 인생에서 온 기회에 당당히 도전했다는 점이다. 각종 노래자랑 경력이 있는 김민선은 상금 1억원때문에, 수원여대 대중음악과에 재학 중이던 강진아는 강의실에 붙은 공고를 보고, 윤예슬이는 홍대 클럽에서 공연한 UCC를 본 친구의 추천으로 도전했다.
엠보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음반기획사 오디션에서 떨어졌던 강진아는 처음에 ‘얼굴보고 뽑는 것 아니냐’고 엠넷에 문의했더니 작가 언니들이 용기를 줬다며 솔직히 떨어질 거라 생각못했는데 탈락 후 세상이 끝난 느낌이었다. 집에서 참 많이 울었다. 1주일 간 밖에 나가지도 않았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세 멤버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 가정사로도 화제가 됐다.
김민선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의 이혼 탓에 고모의 도움으로 살았지만, 일탈을 꿈꿔본 적 없는 낙천적인 소녀로 자랐다. 강진아는 시각장애인 아버지의 폭력으로 가정이 깨진 후 부모가 재가를 하면서 편의점, 주유소, 음식점 등 하루 12시간씩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했다. 윤예슬이도 어머니가 빚보증을 잘못 서 가세가 기울며 홀로 독립해 17살 때부터 미용 공부를 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음반을 낸 덕택인지, 세 멤버는 여느 또래보다 무척 밝았다. 이들은 솔, 발라드, 트로트, 댄스까지 각자 노래하고 싶은 장르를 죽 열거하며 앞으로 열릴 가수 인생에 대한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윤예슬이는 아직 완전한 가수가 아니라 햇병아리지만 시작을 하고나니 욕심이 생긴다며 내 위치가 불안하지 않도록 내공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아도 우리 목소리를 대중이 듣는다는 게 아직 실감이 안난다며 인터넷으로 우리 이름 검색도 해보고 음악사이트에서 음악 평도 읽어보는데 신기하다. 하지만 ‘너희가 제2의 빅마마냐? 따라하지 말라’는 등의 악성 댓글을 볼 때면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이들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 앞으로 살을 뺄 것이냐고 물었다.
호감 가는 대중 가수가 되려면 외모에도 신경을 써야겠죠. 운동은 할 것이지만 결코 마르고 싶진 않아요. 하하하.(세 멤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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