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스위스의 그스타트에 있는 자신의 시골 별장에서 가택연금 중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76)의 최신작 스릴러 ‘대필작가’(The Ghost Writer)가 오는 2월11~ 21일 열리는 제60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선보일 26편의 경쟁작품 중 하나로 선정됐다. 베를린 영화제 측은 폴란스키의 열렬한 지원자로 지난 9월 그가 스위스 당국에 체포됐을 때도 성명을 내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감독 중의 하나인 폴란스키를 체포한 것은 일방적인 행위라면서 그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었다.
프랑스-독일-영국 3개국 합작 영화
현재 가택연금 상태, 개봉엔 문제없을듯
프랑스-독일-영국 등 3개국 합작품인 이 영화(제작비 3,500만달러)는 로버트 해리스의 베스트셀러 ‘귀신’(The Ghost)이 원작으로 폴란스키는 공동 제작자와 각색가로서 1인3역을 했는데 촬영은 독일서 했다.
영화는 영국의 전 수상(토니 블레어를 나타낸다)이 미국 동해안 연안의 섬에서 회고록을 쓰던 중 자기를 도와주던 보좌관이 익사하면서 직업 대필작가인 저널리스트를 고용해 자신의 집필을 돕게 한다는 히치콕 스타일의 스릴러다. 그런데 이 영화는 블레어가 부시에게 속아 이라크전에 동조하게 됐으며 이런 음모에 블레어의 아내 셰리가 가담했으며 셰리가 미국의 CIA와도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암시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영국에서는 정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이라크전이 뜨거운 이슈로 논의되고 있다.
전 수상으로는 피어스 브로스난이 대필작가로는 이완 맥그레고가 나오고 이밖에도 올리비아 윌리엄스, 탐 윌킨슨, 짐 벨루시 및 킴 캐트렐 등이 나온다.
한편 올 빅히트작 ‘트와일라이트:뉴 문’과 2009년도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를 것이 분명한 ‘허트 락커’를 배급한 서밋은 ‘대필작가’의 북미 배급권을 사 올 상반기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패트릭 왁스버거 서밋 사장은 최근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폴란스키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지금은 아내와 가족들을 다시 만나고 또 자기 집에서 잘 수 있어 기분이 좋은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폴란스키의 법적문제가 영화의 미국 내 개봉이나 마케팅에 문제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폴란스키는 매우 존경 받는 예술가로서 사람들은 그의 영화를 예술로서 판단하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캘리포니아 항소법원은 지난 달 폴란스키가 신청한 자신에 대한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 기소를 기각해 달라는 요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법원은 폴란스키가 지난 1978년 재판 받을 당시 판사와 검찰 측이 부적절하게 결탁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이런 주장은 지난 2008년에 나온 기록영화 ‘로만 폴란스키: 원티드 앤드 디자이어드’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법원은 이와 함께 폴란스키의 재판을 속히 종결시키는 방안의 하나로 폴란스키가 그가 지난 32년 전에 저지른 사건에 대해 부재자 선고 재판을 요청할 것을 제의했다. 그렇게 되면 LA카운티 판사가 선고공판이 열리는 과정에서 폴란스키의 사법권의 남용 주장을 검토하게 되고 그 결과 폴란스키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면 폴란스키에 대한 형은 그가 지난 1978년에 주교도소에서 복역한 42일로 충분하다는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폴란스키가 이같은 제안에 동의할 지는 아직은 미수다.
폴란스키는 지난 1977년 할리웃에 있는 잭 니콜슨의 집에서 13세 난 모델 지망생 소녀를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최종판결이 나기 직전 프랑스로 도주해 그 동안 미 사법당국의 지명수배를 받아왔다. 그는 지난 9월 취리히 영화제 위원회가 주는 생애 공로상을 받으러 갔다가 취리히 공항에서 미국 측의 요청을 접수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그는 지금 가택연금 상태로 스위스 법원 당국의 자신에 대한 미국에로의 송환여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로만 폴란스키
영국 전 수상역의 피어스 브로스난과 그의 회고록 대필작가역의 이완 맥그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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