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기획 캠페인 품격을 높입시다
▶ 인터넷 사이트 악플도 난무
경기침체의 긴 터널을 박차고 나와 희망의 새 출발을 다짐해 보는 2010년의 문이 활짝 열렸다. 새로운 10년의 출발점에 서서 한인사회가 재도약을 준비하는 이 시점에서 다시 돌아본 한인사회와 한인타운의 자화상은 성숙하고 바람직한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공공의식 부재와 준법문화 결여 등 여러 면에서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바꾸고 변화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에 본보는 새해를 맞아 신년 특별기획 시리즈 ‘업그레이드 한인사회’를 게재한다. 주변의 작은 일부터 ‘이것만은 이제 고치자’는 부분을 과감히 지적하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노력을 통해, 올 2010년을 커뮤니티의 품격을 높이고 정신적 인프라를 다지는 해로 삼아 한인사회의 더 큰 도약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 언어예절
한인타운 인근 커피 판매점에서 파트타임 일을 하는 여대생 이모(21)씨. 서투른 영어로 주문을 하려는 중년의 한인 남성 고객에게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자 대뜸 ‘야, 너 한국 사람이냐’는 반말이 돌아왔다. 이어 ‘야, 여기 뭐가 맛있느냐’고 반말 투로 일관하는 그 고객에게 ‘카페 모카나 라떼는 어떠세요’ 했더니 ‘그게 뭐가 맛있냐’며 면박을 줘 무척 황당했었다고. 이씨는 “아무리 같은 한인이라지만 너무 불쾌했다”며 “특히 1.5세나 2세 젊은이들은 어른들의 막말에 괴롭다”고 토로했다.
한 한인은행 고객서비스 담당자인 김모씨는 고객들의 전화를 받다가 우울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하루는 잔고부족으로 수수료가 빠져나간 것을 안 한 고객이 전화를 걸어 ‘누구 맘대로 돈을 빼갔느냐’며 생떼를 쓰다 결국 ‘잘 먹고 잘 살아라’고 폭언을 한 뒤 전화를 끊더라는 것. 김씨는 “아무리 고객이지만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 정도면 언어폭력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인 이민 커뮤니티에서 꼴불견으로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이 이같이 반말과 막말을 남발하는 행태다. 개인들끼리 사석에서는 물론이고 공공장소에서도 거리낌 없이 언성을 높이기 일쑤다. 특히 주류사회 업소들에서는 고분고분하다가도 한인 업소에만 오면 막말을 하고 고성을 질러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한인 단체장들이 공식 회의석상이나 공식 행사에서 자기 맘에 안 든다고 거침없이 고성과 반말을 주고 받는 일도 자주 볼 수 있다.
미국에 와서 고생하며 자수성가한 경우가 많다보니 독불장군 식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습성이 몸에 밴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인들끼리 뿐만이 아니다. LA의 김모(35)씨는 최근 타운 내 한인 운영 업소에서 일하는 중남미 출신 친구로부터 “‘개××’가 무슨 뜻이냐”는 질문을 받고 무척 당황했다고 한다. ‘업주가 자신을 부를 때 이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름은 아닌 것 같다’고 물어오는 친구의 말이 뭔가를 아는 것 같아 진땀이 났다는 김씨는 “아직도 타민족 종업원들에게 막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의 언어폭력도 심각한 수준이다. LA에 온지 6개월 됐다는 유학생 박민호씨는 “미주 한인사회의 블로그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욕설과 인신공격 등이 담긴 악플이 난무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한국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수 총영사는 “특히 익명성 뒤에 숨어서 너무 심한 표현으로 해악을 끼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올해는 평소 대화에서는 물론 인터넷에서도 언어예절을 지키려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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