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유흥·요식업소 상당수
경영난으로 임금체불 늘어나
LA 한인타운의 한 주점에서 일하는 종업원 김모씨. 그는 현재 업소에서 세 달째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씨뿐 아니라 이 업소의 다른 종업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업주가 영업 상황이 어렵다며 시간당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그만 둘까도 생각해 봤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새 일자리를 구하기도 무척 힘들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객들의 팁만 받고 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소의 종업원 강모씨도 비슷한 처지를 하소연했다. 강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손님이 급속히 줄어 팁 수입도 형편없는데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해 이중고”라며 “많은 직원들이 같은 상황인데 나중에 밀린 임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타운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상당수의 한인 요식업소들이 최근 영업난을 이유로 임금 지급을 몇 달씩 미루고 있어 생활고를 호소하는 종업원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일부 유흥업소들을 중심으로 임금체불 실태가 특히 심각하지만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경기와 함께 웨이트리스 등의 일자리를 구하기조차 힘든 구직난까지 겹쳐 있어 임금 체불에 시달리고 있는 종업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또 업주의 해고 위협에 처해 일을 그만두는 대신 시간당 임금을 받지 않고 팁이라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종업원들도 있다는 것이다.
한인타운의 한 주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타운 내 술집들 가운데 약 50~60%는 현재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업계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문제는 일부 업주들의 경우 영업상황이 나쁘지 않음에도 불경기를 핑계로 임금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윤상 변호사는 “이유가 어떻든 업주가 종업원에게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노동법 위반”이라며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최근 임금 체불로 인해 종업원과 업주 간 임금 지급 소송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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