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C리버사이드 ‘김영옥 연구소’ 추진 무엇이 문제인가
일부인사 절차무시 한국 정치권 직접 로비
동포재단과 엇박자, 현지사정도 고려 소홀
일부인사를 중심으로 UC리버사이드에 추진되고 있는 ‘김영옥 재미동포 연구소’의 설립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프로젝트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설립의 두 축인 한국의 재외동포재단과 UC리버사이드대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데다 설립을 위한 기금 조성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한인사회에서는 도대체 한인사회의 의견수렴 없는 이같은 프로젝트가 왜 진행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높다.
■ 배경
지난 2007년부터 UC리버사이드의 장태한 교수 등이 주축이 돼 설립이 추진된 이 연구소는 2008년 한국 국회가 UC리버사이드 대학의 300만달러 매칭펀드를 조건으로 지원금 30억원을 재외동포재단에 배정했다. 해외 동포사회의 이민사 및 생활, 문화 등을 학술적으로 연구한다는 명목을 내세우고 있지만 구체적인 설립 방법과 조건 등을 놓고 대학과 재외동포재단이 서로 엇박자를 내면서 2년여가 지나도록 양측이 MOU조차 체결하지 못하는 답보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 논란
설립에 총 700만달러의 거액이 투입돼야 하고 한인사회에서 100만달러의 모금이 이뤄져야 하는 이 프로젝트가 그 당위성이나 효과에 대해 당초부터 한인사회의 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돼 왔다는 지적이다. 현재 재외동포재단은 한인사회의 100만 달러 모금시기 단축 문제와 연구소 설립 무산시 지원금 반환 조건 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MOU 서명과 지원금을 집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재외동포재단측은 MOU 체결이 늦어지는 것은 ▲근본적으로 이 연구소 설립에 대한 한인사회의 합의절차가 결여돼 있고 ▲대학측이 이 연구소 설립과 운영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가 교육예산을 감축하는 시기에 대학측이 300만달러의 매칭펀드를 제공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문제점
한인사회 사상초유의 거액인 300만 달러를 한국정부가 지원하고 한인사회가 100만달러를 모금해야 하는 이 연구소가 설립 추진 배경부터 투명하지 않은데다 한국정부가 거액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한 것도 일부 인사들의 정치권 로비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재외동포재단의 한 관계자는 “2007년 이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는 단계에서부터 주도 인사들은 LA총영사관과 재외동포재단을 거치지 않고 정치권 인사나 정부 고위층을 통한 로비에 주력했던 것으로 안다”며 “재단은 국회에서 예산이 확정돼 내려오기 전까지는 이 프로젝트에 검토한 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해외 최대 한인사회의 중심인 LA 한인타운에 바로 인접한 UCLA나 USC 등 연구 여건이 훨씬 좋은 유수한 대학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외 한인사회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담당한다는 연구소가 굳이 활발한 교류가 힘든 곳에 과연 설립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한인사회 한 인사는 “한국 정부가 지원해야 할 시급한 한인사회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데 300만달러라는 거액이 이같은 프로젝트에 들어가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차라리 2세들의 한국어 교육과 한국어 AP시험 채택 등을 지원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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