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조만간 방송 평론가로 데뷔, 차기 대권도전을 위한 발판 다지기에 박차를 가한다.
11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페일린 전 주지사는 보수성향의 케이블 뉴스전문방송인 `폭스뉴스’에 해설자로 활동하기로 하고, 곧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로써 페일린은 지난해 7월초 갑작스런 주지사 사퇴, 작년말 자서전 `불량해지기(Going Rogue) ‘ 판매 대박에 이어 이번 방송진출 성공을 통해 2012년 대권고지를 향한 정치자금 확보 및 전국적 지명도 제고라는 목표를 차곡차곡 이뤄나가고 있다.
페일린이 활동하게 될 폭스뉴스는 공화당의 논리를 전파하는 비공식 `창구’라는 여권의 비판을 받을 정도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줄곧 대립각을 세워온 매체다.
따라서 지금까지 `페이스북’ 등에 의존해 자신의 주장을 알려온 페일린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비전과 철학을 보수층과 공유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을 확보한 셈이다.
이미 폭스뉴스에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선거전략의 귀재 칼 로브 전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이 코멘테이터로 활약중이며, 작년 공화당 대권 당내경선에 참여했다가 중도하차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대선 당시 공화당 존 매케인 캠프에서 수석 선거전략가로 활동했던 스티브 슈미트는 전날 CBS방송의 `60분’에 출연, 페일린은 학습속도가 빨랐고, 공화당 전당대회 부통령 지명 수락연설도 기가 막히게 해냈지만, 이후 부정확한 언급을 많이 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공화당의 대선 패배 이후 페일린과 불화를 거듭 해온 슈미트는 당시에 궁극적으로는 선거본부 차원에서 해결해야만 하는 실언들이 너무 많았다면서 이는 페일린이 진솔하지 못하고 부정확하다는 비판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으며, 결국 지금까지 그런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슈미트는 또 페일린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 전 애리조나에서 매케인과 만났을 때 너무 말이 없었다고 회고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이 되려는 순간에 왜 그렇게 조용하냐고 묻자 페일린은 이게 다 신(神)의 계획이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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