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구조사에서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출신의 이주 원주민(indigenous migrants)을 어떻게 분류, 조사할지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이들을 모두 ‘아메리칸 인디언’으로 뭉뚱그릴 수도 있지만 좀 더 파고들면 지역, 종족, 언어 문제가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어 명쾌한 통계 자료를 내기가 어렵다.
미 인구조사국은 2010년도 인구조사를 실시하면서 마야, 나우아, 믹스텍, 푸레페차족(族) 등에 속하는지를 직접 쓰는 칸을 추가해 이주 원주민 현황을 정확히 그려내겠다는 ‘야심 찬 시도’를 하고 있다.
이주 원주민의 경우 인종을 묻는 질문에 ‘아메리칸 인디언 또는 알래스카 원주민’이라고 답하고 그 아래에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이름을 별도로 적는 형식이다.
‘히스패닉, 라틴계, 스페인어권 출신’인지를 묻는 항목에서는 자신의 출신국을 고르거나 손수 쓸 수 있다.
인구 통계에 따라 3천억달러에 달하는 연방정부의 자원 배분이 결정되기 때문에 정확한 인구 지도는 당국뿐 아니라 이주 원주민 자신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미 노동부는 이주 원주민이 전역 농장 노동자의 약 17%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농업 노동자 10명 중 3명 정도가 이주 원주민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스페인어 외의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어 원활한 조사가 쉽지 않다.
더욱이 이주 원주민들은 본국에서나 미국에서 소수민족으로서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어 정부를 불신하고 신상정보 제공을 극히 꺼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인구조사국과 함께 비정부기구들이 이들 공동체에 들어가 인구조사를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형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주 원주민의 정치적 자각이 높아져 조사에 적극적이지만 여전히 그렇지 않은 지역도 있는 등 편차도 심하다.
이주 원주민들은 또한 정부의 다른 문건에는 보통 ‘라틴계’로 적기 때문에 인구조사를 둘러싼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마데라<美캘리포니아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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