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 건설, 자동차 산업 등 대기업들이 얽힌 경제침체로 시작이 된 ‘대 불경기(Great Recession)’는 이미 3년째 접어들었다. 1930년대 실업률이 24.9%까지 올라간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래 최대의 곤경이다.
2010년 새해가 밝으면서 60%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금년에는 경기가 회복되기를 염원하고 있다는 여론조사를 보아도 실태의 심각성을 엿볼 수가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평균 4~5만 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융자를 받고 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직이 잘 안되어 상환지불을 못하는 실정이다. 비록 취직은 되었지만 감원에 따라 직장을 잃은 대졸자도 10%에 달하는 실업자의 대열에 포함되어 버렸다.
이들이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하여 이력서를 수없이 보내고 면접통지가 오기를 고대하는 심정이 오직하랴. 전문가들이 취직 면접에 임하는 바른 자세 아홉 가지를 뽑았는데 구직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첫째, 면접할 때 먼저 일하던 직장의 고용주에 대한 불평이나 나쁜 평을 하지 말라고 권한다. 아직도 노여움이나 실망의 감정을 보인다면 면접 담당자들에게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인상을 줄 수가 있다.
둘째, 새로운 직장에서 해야 할 일이나 임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그저 취직만을 원한다는 인상을 주지 말 것. 고용주는 일에 대한 적극성과 열성을 기대한다.
셋째, 너무 피동적으로 보이지 말 것. 너무 피동적이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유머나 인간성, 그리고 업무능력으로 원만히 일을 잘 수습해 나갈 것 같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
넷째, 남보다 무엇인가는 뛰어난 것이 있게 보여야 한다. 남다른 재능, 기술, 지도력 등 여러 사람이 모인 직장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줄 때 승진의 길이 열린다. 세계적 문호 셰익스피어는 성공하는 사람의 세 가지 특징을 다음과 같이 꼽았었다. 즉 남보다 더 많은 지식의 소유자,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더 열심히 하는 사람, 그리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 성격.
다섯째, 새로운 기회를 만났을 때 과거의 경험을 활용하지 못하면 안 된다. 면접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일하고 앞장서서 생산성을 올림으로써 새 직장에 크게 기여하겠다는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여섯째, 어떠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도록 사전에 공부와 준비를 철저히 한다. 그저 적당히 대답을 하면 되려니 하는 태도는 금물이다. 미리 집에서 혹은 친구들과 함께 예상 질문에 대해 반듯하고 옳은 대답을 준비해 힘차게 말할 수 있도록 연습한다.
일곱째, 자기가 가진 지식, 능력, 기술, 경험 등을 솔직히 말하지 않고 너무 과장해서 말하는 건 금물이다. 미국인들의 표현을 빌린다면 ‘능히 씹을 수 없을 만큼 크게 물어뜯는 욕심’을 버리라는 권고이다.
여덟째, 복장이나 말투, 심지어 위생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에서나 항상 ‘첫 인상’이 가장 중요하다. 취직을 원한다면 여러 가지 세세한 몸가짐에도 최대한 신경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홉째, 말끝을 흐리거나 자신 없는 듯한 태도로 대답하는 것은 곤란하다. 물론 걱정과 불안이 있고, 여러 상사들 앞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이 면접인 만큼 주눅이 들 수가 있다. 초초한 심정이 되더라도 침착하고, 조리 있게 면접을 마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43년간 대학에서 가르치면서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에게 권하는 말이 있다. 고국의 미풍인 겸손을 유지하되 취직할 때에는 적극적으로 자기 소신과 자랑을 아끼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교만 하라는 뜻은 아니다. 비록 어려운 여건이지만 우리 한인 젊은이들이 취직시험과 면접에 합격해 활기차게 생활하기를 기원한다.
김기훈 / 센트럴 커네티컷 주립대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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