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그레이드 한인사회 품격을 높입시다 5 코리안 타임
한 한인단체 총무로 일하고 있는 박모씨는 모임시간을 정할 때마다 골머리를 앓는다. 오후 6시에 시작하는 모임이지만 30분은 족히 흘러야 회원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머리을 짜내 아예 30분을 늦춰 시간을 공지해 보기도 했지만 어김없이 30분 늦춰졌다. 박씨는 “시작시간이 늦어 지다보니 시간을 지키는 회원들마저 늦게 오거나 더 이상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품격있는 한인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버릇처럼 이뤄지고 있는 ‘코리안 타임’이 없어져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정해진 시간보다 30분 정도 늦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고 이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 “코리안 타임인데 뭘” 하며 코리안 타임을 마치 미덕(?)인양 당연시하는 풍조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종 모임이나 동문회, 행사를 진행하는 실무진들은 10분 정도 늦는 것은 애교로 쳐도 30분이나 1시간씩 늦게 나타나 “코리안 타임이 있는데 왜 이리 빨리 왔냐” 또는 “스타는 늦게 나타나는 법이다”며 미안한 기색도 하지 않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
문제는 시간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 분명히 약속시간에 맞춰 왔지만 멀뚱멀뚱 물만 들이키며 기다려야 하는가하면 늦게 시작된 모임으로 인해 이후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10분 단위로 스케줄을 관리하는 한 기업체 대표는 “한인들만 만나는 모임에만 유난히 늦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도 미국인들과 만나는 자리에는 약속시간보다 일찍 나오더라”며 “시간 약속은 대상이 누구든지 지키라고 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한 한인 동호회 관계자는 “모임이나 약속은 반드시 정시 시작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참석자들이 다 오지 않았더라도 매 행사가 정시에 시작되면 코리안 타임의 고질병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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