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인터뷰 - 영화 ‘마지막 정거장’ 톨스토이 아내역 헬렌 미렌
▲영화에서 당신은 남편이 자신의 모든 책의 판권을 포기하고 공유화 시킨 것에 대해 분개, 가재도구를 마구 때려 부수는데 당신은 실제로 화가 나면 어떤 행동을 하는가.
-나는 보통은 침착한 편인데 진짜로 화가 나면 주로 운다. 물론 나도 물건을 때려 부순 적이 있는데 한번은 너무 속이 터져 전화통을 때려 부순 적이 있다.
▲당신은 부계가 러시안인데 그것이 당신의 역에 어떤 영향이라도 미쳤는가.
-나의 러시안 가족과 톨스토이의 가족은 경제적인 지위나 배경이 매우 비슷하다. 우리는 귀족은 아니었지만 체홉의 소설에 나오는 중상류층의 지주 계급이었다. 내가 의상을 입고 세트에 들어갔을 때 마치 나의 조부모의 사진 속에 있는 것처럼 느꼈다.
옛 러시아 의상 입고
세트에서 연기할 때
내 조부모의 사진 속에
내가 있는 듯 느껴
▲당신은 히스테리칼한 소피아에 대해 어떤 공감이라도 가졌는가.
-전적으로 그에 동조한다. 그가 쓴 일기를 읽었는데 결국 나는 파리니가 쓴 소설 속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을 깨닫고 진짜 소피아보다 작품의 소피아에게서 영감을 얻기로 했다. 소피아를 완벽히 재생하기보다 그를 해석하기로 했다. 소피아는 감정과 느낌과 사랑과 가족 밖에 몰랐던 여자다.
▲어떻게 그런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할 수 있는가.
-운동을 한다. 그리고 일하기 위해서는 항상 에너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그것은 미를 위해서가 아니다. 나는 우리는 늙음에 순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능한 한 건강과 체력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책이다. 운동 외에도 정원을 돌보고 샤핑을 하고 또 독서를 한다.
▲제일 먼저 읽은 러시아 소설은 무엇이며 몇 살 때인가.
-어렸을 때 체홉에 심취했었다. 톨스토이와 그의 ‘전쟁과 평화’를 읽은 것은 20대 후반에 들어서였다. 톨스토이의 여자들은 덜 성숙됐고 사람들에 의해 조작당하며 또 희생자들인 것이 마음에 안 들지만 ‘전쟁과 평화’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위대한 책이다.
▲당신은 매 3~4년마다 무대로 돌아가는데 그 때마다 다소 두렵지 않은가.
-아니다. 내 연기생애 전부를 통해 난 매 3~4년마다 무대에서 연기를 해왔다. ‘상복에 어울리는 엘렉트라’도 했고 ‘페드라’도 했다. 연극은 내가 항상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 3~4년 마다 무대로 돌아가는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무대에 설 수 있는 용기를 잃을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연극은 강심장이 필요한데 따라서 나는 나를 매 3~4년마다 시험하는 것이다.
▲당신은 영화와 연극에 출연하고 또 여행을 자주 하는데 그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가.
-참 고되다. 가능한 한 잠을 많이 자려고 애쓴다. 작품에 나올 때는 파티에도 안 가고 출연 후 바에도 안 가며 또 식당에도 안 가고 곧 바로 침대로 향한다. 그리고 비타민을 섭취한다.
▲당신은 과거 애인들로부터 무엇을 배웠는가. 당신의 젊음의 비결도 애인에게서 배웠는가.
-음악을 사랑하는 애인에게선 음악을 배웠다. 난 원래 비음악적이었는데 지금 내가 가진 음악에 관한 모든 지식은 다 그에게서 배운 것이다. 도 다른 애인은 권투를 좋아해 난 지금 권투 팬이다. 그러나 그 어떤 애인도 항상 젊게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는 않았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그럴 수 있는 척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편협해지게 마련인데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을 활짝 열어 있는 것들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톨스토이는 코뮨을 만들어 자신의 믿음을 따르는 사람들을 공동생활을 시키면서 집단농장과도 같은 사회를 운영했었는데 그것이 그 후의 공산주의 태동에 어떤 영향이라도 미쳤다고 보는가.
-공산주의는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고 100여년에 걸쳐 서서히 생긴 물결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혁명이 나자 나의 할아버지는 그것이 곧 진정되리라 생각하고 재산과 함께 그의 여동생들과 다른 사람들은 다 남겨 두고 나의 할머니와 아버지만 데리고 러시아를 빠져 나왔다. 그 동안 여러 차례 농민혁명이 있었지만 모두 단발로 끝났기 때문이었다. 톨스토이는 공산주의의 태동에 한 부분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지금 무슨 책을 읽고 있으며 작가가 될 생각이 있는가.
-회고록 ‘틀 속에서’(In the Frame)를 쓸 때 글 쓰는 맛을 알았다. 시간이 있으면 책을 써 볼 생각이다. 나는 독서광은 아니지만 책 읽기는 좋아한다. 지금 읽고 있는 것은 클레어 토말린이 디킨스의 정부에 관해 쓴 ‘다른 여자’(The Other Woman)로 훌륭한 책이다.
▲인터넷 시대인 요즘에 톨스토이와 같은 고전이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리라고 생각하는가.
-늘 그렇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읽는다. 고전이 고전인 까닭은 그것이 모든 세대에게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 젊은이들은 MTV와 트위터와 문자 메시지에 매달려 살다시피 하나 다른 길을 택하는 젊은이들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당신이 젊었을 때 점을 쳤을 때 점쟁이가 당신은 나이가 많이 먹어서야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를 읽은 적이 있는데 당신은 그런 것을 믿는가.
-그 말을 들었을 때 화가 나긴 했지만 난 예언이나 점 같은 것을 믿지 않는다. 물론 여러 문화권의 사람들이 그것에서 위안을 찾기도 하나 그것은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묘한 것은 그 점쟁이가 말한 것이 맞았다는 점이다.
▲당신은 많은 연극작품에 나왔는데 앞으로 하고 싶은 역은 누구의 작품인가.
-셰익스피어보다는 여성들을 위한 가장 마법적인 작가인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을 하고 싶다.
▲크리스토퍼 플러머(80-‘사운드 오브 뮤직’)와 공연한 경험은 어땠는가.
-그는 내 남편(‘사관과 신사’의 감독 테일러 핵포드)의 영화 ‘돌로레스 클레어본’에 나온 이래 우리와 친구가 됐다. 정말로 훌륭한 배우로 그의 연기는 민감하고 우아하며 또 경이롭다. 현존하는 영화와 연극의 가장 위대한 배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와 공연하자니 다소 위협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는 또 인간적으로도 관대하고 베풀 줄 알며 따스하고 편안한 사람이다.
▲체홉과 톨스토이 중 누가 더 좋은가.
-체홉이다.
3~4년마다 무대로
내가 돌아가는 이유는
안그러면 연기할 용기
잃을까 두려워서예요
▲‘전쟁과 평화’에 당신의 조상의 얘기가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사실인가,
-나의 5대조부는 제정시대 야전군 사령관으로 나폴레옹과 싸워 소설에 그의 이름이 거론됐다.
▲영화에서 소피아가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듣는 장면이 있는데 당신도 오페라 팬인가.
-남편 덕분에 비교적 최근에 오페라 팬이 됐다. 요즘에는 차 안에서 듣는다. 오페라는 한 편으로는 장엄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유치한 데가 있다. 오페라는 감정과 어리석음의 혼합으로 나는 그런 점을 좋아한다.
▲러시아 영화를 왜 독일에서 찍었는가.
-그들이 제작비를 댔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톨스토이와 소피아는 마치 브란젤리나(브래트 핏과 앤젤리나 졸리) 같은 명사들로 묘사됐는데.
-맞다. 둘은 당시의 스타들이었다. 그들은 예술적 정치적 그리고 모든 면에서 스타들이었다.
톨스토이(크리스토퍼 플러머)와 그의 아내 소피아는 마치 젊은 부부들 처럼 뜨겁게 사랑하고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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