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갱단들이 활동하던 뒷골목을 여행하는 관광상품이 16일부터 판매된다.
대도시 로스앤젤레스 남부의 갱단들이 활동하는 슬럼가를 버스를 타고 2시간여동안 둘러보는 이 상품은 점심값을 포함해 모두 65달러로, 15일 현재 56석의 좌석이 거의 매진된 상태.
관광객들은 쓰러져 가는 주택은 물론 총탄 자국과 낙서가 어지럽게 남아있는 거리를 구경하고, 이 지역의 유명한 폭력조직 두목의 출생지도 방문한다.
그리고 `L.A.지역 2만여명의 갱단원들의 비공식 주거지’로 소개되는 교도소도 지나가고, 티셔츠 등 기념품도 구매할 수 있다.
관광객들이 들리는 장소중에는 지난 74년 미 신문업계 거물인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손녀 패티 허스트를 납치했던 미 극좌파 테러단체인 `심바이오니즈해방군(SLA)’의 총격사건이 발생했던 장소도 포함돼 있다. 또 일부 전직 갱단 멤버들이 버스에 동승해 과거 전설적인 무용담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이 관광상품을 마련한 업자들은 유명한 폭력조직의 유래와 역사를 알고, 폭력사건이 발생한 현장을 체험하는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관광버스가 슬럼가를 통과할 때 해당지역 갱단들로 부터 공격을 가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받아냈다고 홍보하고 있다.
전직 갱단원 출신으로 이 상품을 고안해낸 알프레드 로마스(45)는 관광객들은 도시내 다양한 삶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되는 반면, 관광 수익금은 갱단원들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품은 이미 시카고에서 마피아 조직의 두목이던 알-카포네가 활동하던 지역을 찾는 관광상품이 있고,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유사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암흑가’ 관광상품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파벨라(favela·빈민촌), 남아공 소에토의 빈민가 또는 인도 다라비의 ‘슬럼 투어’ 등 빈곤지역 주민을 상품화한 관광을 연상시킨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또 관광대상인 로스앤젤레스 슬럼가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장 페리 시의원의 경우 갱단 이미지가 이 지역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줄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알프레드 로마스 지지자들은 이 상품이 로스앤젤레스내 슬럼가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켜 식료품 트럭의 진입 등을 허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는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로스앤젤레스 저널’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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