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의혹으로만 나돌던 시차를 이용한 ‘국제적 SAT 문제 유출’이 사실로 드러났다. 한국 강남에서 ‘SAT 족집게’로 이름을 날리던 강사는 아시아에서 미국보다 12시간 먼저 시험을 치른다는 점을 이용해 태국의 수험생을 매수하고 문제지를 빼돌려 이메일로 전송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을 이용했다.
한국 경찰은 18일 “불구속 입건된 학원 강사 김모(38)씨로부터 SAT 문제를 전달받아 부정행위에 가담한 학생 김모(19)군과 이모(19)군 등 2명이 지난해 1월 24일 시험에서 고득점을 올려 미국 대학에 지원한 상태”라며 김군 등 2명을 곧 소환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태국의 현지인 응시자에게 한국 시간으로 1월 24일 오후에 문제지를 넘겨받고 2시간 만에 답을 달아 미국의 김군 등에게 SATⅠ비평적 독해 영역의 문제지와 답안을 이메일로 보냈다.
김씨의 이메일 기록을 경찰이 분석한 결과 김군과 이군은 SAT 시험 당일인 1월 24일 미국 시간으로 오전 5시경 김씨로부터 이메일이 도착하자마자 열어본 사실이 확인됐다. 시험 당일 새벽에 한국에서 빼돌린 시험지와 답안을 이메일로 받아보고 시험장으로 향한 것이다. 두 학생은 모두 2400점 만점인 SAT 시험에서 각각 2250점과 2210점을 받았다.
현재 미국 코네티컷 주 C고교에 재학 중인 이들은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미국 유명 대학 10여 곳에 입학 원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학원 자체 모의평가 점수보다 50〜100점 이상 오른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SAT 주관사인 칼리지보드가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진상조사에 나서기도 했다”며 “김 군 등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일부 학생은 성적이 무효화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군등이 같은 학원에 다닌 친구 20여 명에게도 김 씨에게서 받은 시험 문제와 답안을 전달했는지, 수강료 외에 문제 유출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 것은 아닌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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