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보험관계자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지난 연말부터 뉴욕일대 보험인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여온 한인남성과 연락이 됐다는 것이다.
이 남성은 보험에 가입하겠다며 맨해탄으로 에이전트를 불러낸 뒤 즉시 돌아오겠다며 돈을 빌려 사라지는 수법으로 피해를 입혔다. 피해 사례가 속속 접수되자 당시 찰스 김 보험 재정협회장 역시 우려를 나타내며 에이전트들에게 조심을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고, 언론에도 보도가 되는 등 이미 소문이 보험업계에 파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남성은 에이전트들에게 접촉을 재개하다가 지난주 덜미가 잡힌 것이다.
현장에서 남성을 붙잡은 에이전트들 중 한명이 당일 오후 이 남성의 각서를 이메일로 보내왔다. 친필로 작성한 그 각서에 따르면 6명의 피해자로부터 그가 취한 총 액수는 500달러가 안 되는 현금이었다. 그 외에는 택시비, 식비 등 도주하면서 지불하지 않은 금액들이 피해액에 포함돼 있었다. 60이 넘은 한인이 의사로 사칭하면서 아이들 핑계까지 대면서 벌여온 사기 행각치고는 규모가 너무 소박해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아이들이 샤핑을 하고 있는데 지금 현금이 급히 필요하다는 둥,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의 카드를 받아 돈을 돌려주겠다는 둥 보험 에이전트를 약속장소에 남겨둔 채 떠나며 그가 얻어낸 것은 그저 한 끼 식사뿐이었던 날도 있었다.
사실 이 사건은 한인 업주들에게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피해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다. 번번이 1달러를 내고 몇 센트 되는 사탕을 사면서 20달러를 냈다고 우기는 손님부터, 매장을 둘러보고 벌금을 내라며 돈을 요구하는 가짜 인스펙터까지 퀸즈 일대 델리 및 그로서리 업소에서 들리는 피해 사례 역시 연말을 장식한 황당한 소식중 하나이다.
경기가 느리지만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고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스스로의 노력을 통한 정당한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함이다. 더불어 따뜻하고 희망찬 소식들이 피해자들의 하소연을 대신할 수 있기를 올 한해 기대해본다.
최희은 / 뉴욕지사 취재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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