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데니스 블레어 국장이 알 카에다가 6개월 내에 미국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2일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블레어 국장은 알 카에다의 테러 가능성과 이란의 핵개발, 중국의 사이버 공격 등 미국이 직면한 다양한 안보 위협에 대해 설명하고, 정보당국이 다각도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 카에다, 6개월 내 美 본토 공격할 수도 = 블레어 국장은 알 카에다와 분파조직이 6개월 안에 미국 본토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민주·캘리포니아)이 향후 3~6개월 사이에 미국이 공격당할 가능성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하자 블레어 국장은 (그들이 미국을 공격한다는 목표를)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러한 블레어의 답변에 대해 배석한 CIA(중앙정보국)와 FBI(연방수사국) 수뇌부도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 이어 알 카에다의 1인자인 오사마 빈 라덴과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제거되기 전까지는 알 카에다가 미국에 대한 공격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성탄절 미 여객기 테러 기도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여객기 테러 음모는 물론 AQAP와 예멘의 극단주의 세력이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는 다른 미국 본토 테러 계획을 파헤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알 카에다를 가장 중요한 우려 대상(foremost concern)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국장은 이어 성탄절 테러 기도에서 보여진 안보 허점이 개선됐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비행기에 탑승하기도 전에 용의자는 체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국장과 함께 의회에 출석한 리언 파네타 CIA 국장도 알 카에다에 대한 깊은 우려심을 드러냈다.
그는 한밤중에도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가장 큰 걱정거리는 알 카에다와 다른 테러 세력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점이라며 알 카에다가 추적을 피하려고 다양한 전술을 펼치는 것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파네타 국장은 알 카에다가 테러와 연루된 기록이 전혀 없는 ‘깨끗한’ 사람들을 뽑아 미국에 잠입시켜 대규모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면서, 성탄절 여객기 테러 기도범 압둘무탈라브와 비슷한 수법을 이들이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 카에다에 협력하는 파키스탄 무장세력 = 블레어 국장은 파키스탄의 토착 무장세력과 알 카에다가 협력해 파키스탄에서 테러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키스탄 부족 지역이 알 카에다와 다른 테러 그룹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들 사이의 전술적 협력이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파키스탄 내에서 테러가 늘어나고 있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은 파키스탄이 자국의 핵무기를 보호할 수 있다고 보지만 취약점은 남아 있다고 국방정보국(DIA)이 밝혔다.
블레어 국장과 함께 상원에 출석한 DIA의 로널드 버제스 국장은 취약점은 존재하지만 우리는 파키스탄이 자국의 핵무기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취약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파키스탄 정부군는 탈레반으로부터 계속 공격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군사 요충지 라왈핀디의 군 시설을 포함해 정부군이 탈레반의 공격을 받는 일이 자주 일어나 파키스탄이 보유한 핵무기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국내외에서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이버안보 강화 필요성 제기 = 블레어 국장은 중국 경계론과 함께 사이버 안보를 강화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상원 정보위에 제출한 연례 안보위협 보고서에서 중국이 지난해 미국에 대한 정보수집과 첩보활동을 강화해왔다고 지적하고, 구글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공격은 미국 경제를 해칠 수도 있는 컴퓨터 네트워크 공격의 취약성에 대한 ‘경보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의 사이버 인프라가 위기상황에서도 안정을 유지할지를 확신할 수 없다면서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이 전례 없는 규모로 매우 정교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민감한 정보가 정부와 민간분야 네트워크에서 일상적으로 도난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글이 제기한 중국 해커 공격의혹은 사이버 자산의 중요성을 강하게 일깨우는 것이며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 온 사람들에게 경보음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블레어 국장은 일단의 해커들이 미 금융권에서 많이 사용하는 최신형 휴대전화기를 표적으로 삼기도 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가 사이버 방어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면서, 새로운 사이버 안보 전략은 최신 해킹기술과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검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핵 문제 = 이란이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그렇게 할만한 ‘정치적 의지’를 갖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블레어 국장은 상원에 제출한 ‘연례 안보평가 보고서’에서 우라늄 농축기술을 포함해 이란의 기술적 진보는 이 나라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과학적·산업적 능력을 갖고 있다는 2007년 국가정보평가 내용을 뒷받침한다면서 관건은 이란 당국이 핵무기를 실제로 개발할 정치적 의지를 갖고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양한 핵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핵무기 생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이란이 정말로 핵무기를 개발에 착수할지 여부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발칸반도 = 미국이 그루지야를 비롯해 다른 구소련 국가와 관계를 강화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냉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레어 국장은 연례 안보평가 보고서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구소련 국가들을 러시아가 독점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특권 지역(Zone of privileged interests)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이 이 지역 국가들과 유대관계를 강화하면 미-러 관계가 저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보스니아의 이슬람교도들과 세르비아 사이의 여전히 팽팽한 민족적 긴장관계는 올해 유럽의 안정에 주요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소보에도 계속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면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두고 분쟁을 벌일 수도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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