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애나주 시각장애 특수학교 재학 조던 리군
한인 고교생이 시각장애를 딛고 유명 재단에서 선정하는 장학생에 당당히 선발돼 귀감이 되고 있다.
인디애나주 남부지역 그린우드 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고교생 조던 리군이 그 주인공으로 이군은 지난 12일 애브라함 링컨재단에서 선정하는 제35회 링컨재단 장학생으로 선정돼 장학금 1만달러와 상패를 수여받았다. 이군의 선정 소식은 지역 언론인 인디애나 스타지가 2월 13일자에 크게 보도하기도 했다. 링컨재단은 매년 어려운 가정환경과 역경을 이겨내고 자기승리를 실현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정,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 올해는 인디애나 주전역에서 신청한 400여명의 청소년들 가운데 총 4명의 고교생이 선발됐다.
그린우드 타운에서 세탁업체를 운영하는 아버지 이윤호씨와 어머니 태영심씨의 1남 1녀 중 막내인 이군은 태어날 때부터 망막에 이상이 생기는 선천성 망막변성장애를 앓아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다른 한쪽 눈은 장애 정도가 약해 책을 읽거나 일상생활을 할 수는 있는 정도여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운동을 즐기며 밝은 성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행의 그림자는 순간적으로 다가왔다. 지난 2006년 나머지 한쪽 눈마저 희미하게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해 시카고 소재 망막 전문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ISTEP/GQE시험을 보기 위해 곧바로 학교를 찾은 이군에게 친구가 반가움을 표시하며 뒤에서 태클을 걸었던 것이 평생 잊을 수 없는 화근이 됐다. 친구와 함께 앞으로 넘어진 이군은 머리가 땅에 부딪히면서 수술했던 눈에 다시 손상을 입고만 것이다. 그 후 3번의 수술이 이어졌지만 회복이 되지 못하고 결국 망막이 완전히 손상돼 두 눈이 모두 보이지 않는 장애인이 되고 말았다.
아버지 이윤호씨는 “조던이 세상의 빛을 더 이상 보지 못한 순간부터 적극적이던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했고 세상을 두려워했다. 또한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해 가족들의 가슴 아프게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당시 부모로서 아이에게 아무런 힘이 되어 주지 못해 부끄럽고 한편 미안했다”면서 “두 눈을 잃고 특수학교로 전학한 후 선생님들과 주변 친구들로부터 다시 용기를 얻고 예전의 조던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특수학교로 전학한 이군은 선생님들의 각별한 관심과 격려, 칭찬으로 자신감을 되찾고 자신의 미래를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우선 점자책을 읽는 법과 컴퓨터 화면을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JAWS)’프로그램 이용법을 적극적으로 익혀 공백없이 학업을 이어나가고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더불어 학교에서 자신보다 더 힘든 장애를 가진 친구들의 도우미로 도움을 주고 상담도 해주고 수영과 투포환, 소리가 나는 공을 이용해 즐기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볼(Ball-Ball)게임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팀의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링컨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수여받은 자리에서 이군은 “여러 사람 앞에서 당당히 장학생으로 선발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항상 뒤에서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가족들과 학교 선생님이 있었다”며 “고교 졸업후 대학과 로스쿨을 거쳐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 변호사의 길을 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변호사라는 목표를 정한 이군은 지난해 인디애나폴리스 법원에서 한달간 리서치 인턴으로 일하며 경험을 쌓기도 했다. 이군은 “세상 모든 게 어렵고 힘들었다. 하지만 그것들이 나로 하여금 더욱 많은 동기를 부여하도록 만들었다”며 “아무것도 내게 장애가 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나를 돕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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