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동안 퀸즈 지역에서 입건된 형사사건은 7만1,000여건으로 그 전해의 6만8,000여건에서 약 5% 증가했다. 그런데 이 기간 한인관련 사건 수는 중국계와 달리 현저한 감소를 보여 대조를 이룬다.

최근에 중국계의 사건은 거의 배에 가까우리만큼 놀라운 증가를 보였는데 짐작하건대 중국계의 인구 증가가 발생하는 사건 수와 비례하는 것 같다. 지난 2008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중국계의 사건을 소화하기 위해서 법원은 통역관을 늘려야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반해서 한인들의 사건은 그 한해 동안 반갑게도 현저한 감소현상을 보였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보면 흥미로운 한인사회의 변화를 발견하게 된다.

매춘 사건과 관련, 한때 퀸즈 지역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한인 여성들이 체포되어 들어오곤 했다. 그러던 것이 몇 해 전 검찰과 이민국이 대대적인 합동단속 작전을 벌인 끝에 수십 명의 매춘 여성이 체포 추방되었고 특히 이들의 보호막 역할을 했다는 혐의로 관할 경찰서의 한인 경찰관까지 체포되는 큰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로 매춘업에 종사하던 한인들이 거의 모두 이 곳을 떠난 것으로 보이며 이후 매춘혐의로 체포되어 오는 한인 여성이 거의 없을 정도로 줄었다.

그 다음의 변화는 운전면허 정지 위반사건이 거의 없어진 것이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한인들이 운전면허 정지 위반으로 체포되어 오는 사건이 놀랄 만큼 많았다. 부끄럽게도 운전면허 정지 위반사건은 모든 인종 가운데 한인들이 으뜸을 차지했다.

이런 사건의 거의 전부가 자동차 보험료를 기일 안에 지불하지 않아 보험이 끊기면서 일어난 케이스들이다. 한인들의 악습 중의 하나인 소위 ‘코리안 타임’식 사고로 보험료를 마지막까지 지불하지 않고 기일을 넘기기 때문에 일어나는 전형적인 사건이다.

뭐니 뭐니 해도 놀라운 한인사회의 또 다른 변화는 음주운전 사건의 감소이다. 그동안 한인 사건의 거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고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체포되어 오던 한인들의 음주운전 사건이 어느 결에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다.
최근까지 한인들은 음주운전이 벌금이나 물고 면허정지 정도로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던 한인들의 안이한 잘못된 인식이 바뀐 것이 두드러진 이유인 듯하다.

음주운전은 전과로 기록이 남는 형사사건이며 영주권 심사에서 거부당할 사유가 될 수 있으며 영주권자라 하더라도 관련 전과기록 때문에 해외여행에서 귀국하는 과정에서 입국을 거절당하거나 추방재판에 회부될 수도 있는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이 이제 일반적인 상식으로 자리 잡힌 것으로 보인다.

음주운전이 초래하는 중대한 결과에 관해서 수많은 경고가 있었고 언론들도 많은 계몽을 해온 결과로 이제 한인들의 인식이 발전적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건들에서도 한인들의 발전된 인식 수준이 눈에 띈다. 10여년 전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 경제적 어려움과 관련된 가정폭력 사건이 한인 사건의 주종을 이루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의 불경기 기간에는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때 같이 가정폭력 사건이 증가하는 현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인사회의 발전된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이제 한인들의 인식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이 한인사회의 긍정적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그래서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 민족은 타인종으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모범 민족이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박중돈 / 법정통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