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블로호’ 사건 승소 손해배상 판결 집행
’외국자산통제국’으로부터 비공개 조건으로 정보 제공받아
DC 지방법원, ‘시티그룹’에 ‘채권압류영장’ 발부
미동결 북한자산 압류 첫 사례
미국 연방법원에서 북한 정부를 상대로 총 6,585만 달러 손해배상금 판결을 얻어낸 ‘푸에블로호’(U.S.S. Pueblo) 나포 사건 피해자들이 미국 금융회사 ‘시티그룹’(Citigroup)이 보유하고 있는 북한 자산을 압류한 것으로 드러났다.미국의 대북제재로 미국에 동결된 북한 자산이 실제로 압류 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미 연방 워싱턴 D.C. 지방법원 기록에 따르면 법원은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 소송과 관련 지난 18일 ‘시티그룹’(Citigroup)에게 ‘채권압류영장’(Writ of Garnishment)을 발부했다.
이는 2006년 4월26일 워싱턴 D.C. 지방법원에 북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푸에블로호 승무원 토마스 메시, 데니 리차드 턱, 도날드 레이몬드 맥클레렌과 함장 로이드 부셔의 상속인 로스 부셔 등 4명이 2008년 12월30일 법원으로부터 얻어낸 손해배상금 판결을 집행하기 위해 미국내 북한 동결 자산을 색출해낸 결과 취해진 조치이다. 실제로 이들 고소인은 소송에 승소하자 북한 자산을 압류하는 방식으로 배상금을 타내기 위해 지난 해 8월31일 법원으로부터 미 재무부 ‘외국자산통제국’(OFAC)이 “(미국법과 대통령 시행령에 의한) 북한 제재조치에 따라 미국 정부가 동결한 북한 자산의 구체적인 내역”을 제출토록 명령하는 ‘소환장’(subpoena)을 발부 받았다. 이에 미 법무부는 법원에 “OFAC가 푸에블로호 피해자측과 합의, 소환장에 응하는 ‘정도의 정보’(certain information)을 제공키로 했다”며 OFAC가 제공하는 정보가 일반에 공개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보호 명령’(Protective Order)을 신청했고 법원은 같은 해 10월7일 미 법무부의 신청을 승인한 바 있다.
당시 법무부의 신청을 받아들인 헨리 H. 케네디 주니어(Henry H. Kennedy, Jr.) 판사는 ‘보호 명령’에서 푸에블로호 피해자측이 ▲OFAC가 소환장에 응해 제공하는 모든 정보를 ‘비밀 정보’(confidential information)로 취급할 것, ▲‘비밀 정보’는 이번 소송과 관련 판결 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 할 것, ▲‘비밀 정보’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특정인들 이외에 외부에 절대로 누출되지 않도록 할 것 등 엄격한 비공개 조건을 달았다.
따라서 지난 18일 ‘시티그룹’에게 발부된 ‘채권압류영장’이 과연 ‘시티그룹’이 어느 곳에 어떠한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얼마의 북한 동결 자산을 실제로 압류했는지는 23일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채권압류영장’은 미국 정부가 동결한 미국내 북한 자산 전체, 또는 일부를 ‘시티그룹’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북한 정부를 상대로 내려지는 미국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단순히 상징적인 차원을 떠나 미국에 동결된 북한 자산을 압류하는 형태로 실제 집행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어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현재 미국 법원에는 북한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김동식 목사 납치 사건’, ‘하즈볼라 지원 사건’, ‘일본 적군파 지원 사건’ 등 3건의 테러 피해 손배소송과 북한의 조선해외무역은행을 상대로 제기된 계약위반 피해 손배소송이 계류된 상태여서 사실 이들 소송에도 인용될 수 있는 새로운 판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미 재무부에 따르면 2008년 12월31일 현재 미국이 동결한 미국내 북한 자산은 3,400만 달러이며 그 외에 20만 달러가 미국 은행의 해외 지사, 또는 지점에 추가로 동결돼 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 미국 동결 북한 자산 얼마나 되나
2009년 12월 현재 총 3,420만달러
미국이 동결한 북한 자산의 내역은 ‘비공개 정보’로 분류돼 있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미국 재무부가 연방의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들에 따르면 대부분 북한 정부, 또는 북한인들의 이익이 연관된 제3자의 미국 은행 계좌들이다.미 재무부가 연방의회에 제출한 가장 최근 보고서(2009년 11월24일)에 따르면 2008년 12월31일 현재 미국이 동결한 북한 자산은 총 3,420만 달러로 그 중 3,400만 달러는 미국내에, 나머지 20만 달러는 미국 은행의 해외 지사, 또는 지점에 동결 돼 있다.
그러나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하루만인 2009년 1월21일 북한의 ‘조선광업개발사’(KOMID), ‘모공무역회사’(Mokong Trading Corporation), ‘시노기’(Sino-Ki)와 이들 회사의 계열사들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한데 이어 6월30일 북한 무역회사 ‘남촌강’(NCG), 9월8일 ‘조선원자력총국’과 ‘조선단군무역회사’, 10월23일 ‘압록강개발은행’과 김진석이라는 가명으로 은행의 업무를 지휘하고 있는 김동명 회장 등에 대한 제재 조치를 잇달아 취하고 이들과 관련된 모든 자산을 동결해 현재 미국내와 미국 은행의 해외 지사, 또는 지점에 동결 돼 있는 북한 자산은 3,42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재무부가 의회에 보고한 미국내 북한 동결 자산은 2004년에 2,980만 달러, 2005년에 3,050만 달러, 2006년에 3,170만 달러, 2007년에 3,180만 달러로 2005년 6월 대량살상무기 확산 관련 제재 조치로 추가 동결된 자산 이외에는 이자 수입 등으로 매해 액수가 늘어났다.
한편 북한은 2008년 10월12일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됐지만 같은 해 6월26일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테러지원국 해제를 의회에 통보하며 함께 서명한 대통령 행정명령 제 13466호와 지난 해 6월24일 제 13466호의 유효 기간을 1년간 연장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조치에 따라 미국 내 북한 자산에 대한 동결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 래리 닉쉬 미 연방의회조사국 선임연구원 정년퇴직
‘미 연방의회조사국’(CRS) 선임연구원 래리 닉쉬(사진·70) 박사가 정년퇴직 한다.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출신 하원드 버맨 미 연방하원의원은 지난 5일 하원에서 닉쉬 박사가 CRS에서의 43년을 포함, 지난 46년간 근무한 연방 공무직에서 은퇴한다고 밝히고 그의 공헌을 높이 평가했다.버맨 의원은 이날 의회가 미국이 직면한 각종 중대 이슈들을 다루는 과정에서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닉쉬 박사의 전문 지식과 통찰, 분석 등 지원으로 큰 혜택을 입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닉쉬 박사는 북한 관련 이슈들에 대한 각종 CRS 보고서 작성은 물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 인터뷰, 세미나 강연 등을 통한 한미, 북미, 남북 관계 진단과 전망으로 미국의 대북 전문가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인디아나주 개리시 태생인 닉쉬 박사는 버틀러 대학 역사학 학사, 조지타운 대학 외교학 석사와 역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북한이 푸에블로호 내부 선실에 붙여놓은 나포 당시 찍었던 승무원 사진.<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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