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고용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는 가운데 전문기술 습득이나 자격증 취득에 한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기술을 통해 높은 취업 문턱을 넘거나 창업을 통해 불황의 시대를 돌파하고 새로운 이민생활을 꿈꾸려는 의지에서다.
북버지니아 한인회 부설 한사랑 종합학교가 1일 마련한 봄 학기 설명회에는 이 학교 수료생들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한인들도 참석, 자신의 경험담을 전해주어 눈길을 끌었다.
■약사보조사반 이은식
이은식씨는 약사보조사반을 수료해 현재 CVS에서 근무 중인 여성. 몇 해 전 도미한 그는 학원에서 일하다 보험 혜택을 받을 직종을 찾기 위해 한사랑 종합학교의 문을 두드린 케이스.
이씨는 지난해 1월 약사보조사반에 등록한 후 2개월 공부 끝에 바로 시험에 합격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지난해 9월 CVS에 취업한 이씨는 “원래 문과를 전공해 이 분야는 생소하고 두려움도 있었으나 막상 일해 보니 큰 어려움은 없다”면서 “다만 약 이름을 많이 외워야 하는데다 영어 장애도 극복하기 위해 개인적인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옷 수선반 이지민
이지민씨는 옷 수선을 배워 이민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설계하고 있는 주부. 도미 11년째인 이씨는 그동안 한국학교 교사 등으로 봉사해오다 한 모임에서 옷 수선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한다. 그는 “경제는 날로 어려워지는데 미국에서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하던 중에 아는 분들과 함께 등록하게 됐다”며 “처음엔 내 삶과는 상관없는 옷 수선이라 재미 반으로 다니다가, 이왕 배운 것,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옷 수선은 연령 제한 없고 자격증은 필요 없으나 실력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세탁소나 픽업 스토어를 멋지게 운영해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배관기술 면허반 임성화
임성화씨는 건축설비 분야에서 17년간 일하다 2008년 도미한 최근 이민자. 처음 가구공장을 다니다 너무 힘들어 전업을 계획하던 중 학교를 알게 돼 등록했다 한다. 배관기술 면허반에 들어간 임씨는 한국에서의 경력을 살려 지난해 배관 매스터 자격증을 취득했다.
임씨는 “라이선스를 따니 미국생활에 든든한 기반이 생긴 것 같다”며 “올 봄에는 직접 집을 사 리모델링해 파는 비즈니스를 할 생각”이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냉난방반 토마스 김
토마스 김씨는 세븐 일레븐 매니저로 일하다 냉난방 매스터 자격증을 딴 케이스. 98년 도미한 그는 처음 냉난방 헬퍼로 6개월 일하다 세븐 일레븐 매니저로 7년을 일했다.
“아내가 5년 전 세탁소를 운영했는데 냉난방에 문제가 생겨 기술자를 부르면 경비가 엄청 들었다”며 “내가 직접 해보자는 생각에 2007년 학교에 등록해 라이선스를 취득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훼어팩스에다 ‘ET 서비스’를 설립해 냉난방 해결사로 나선 김씨는 “워싱턴 지역에는 100명가량의 한인들이 이 업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대부분 라이선스도 없는데다 한인시장에 주력 하다 보니 경쟁이 심하다”면서 “더 큰 미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라이선스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전기반 김성중
김성중씨는 2년 전 전기 매스터 라이선스를 따냈다. 2004년 도미한 그는 “영어가 안되니 한국에서 전공은 모두 쓸데가 없었다”며 “한인들이 잘하는 건축업 중에서도 가장 경쟁력 있고 유망업종이 뭐냐 고민하다 전기를 선택하게 됐다”고 되돌아봤다. 2008년 한사랑종합학교에 등록한 김씨는 6개월 공부 후에 라이선스를 취득하면서 새로운 인생설계를 하고 있다. 그는 “전기에 대해 아무 것도 몰라 현장을 따라다니면서 공사내용을 일일이 체크하며 일을 배웠다”며 “앞으로 기초교재를 만들어 전기업종에 진입하려는 이들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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