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압화 디자인의 선구자인 조옥희씨가 필라델피아 플라워쇼 참관과 뉴욕 갤러리 전시 준비를 위해 뉴욕을 찾았다.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압화’는 조형예술의 일종으로 꽃과 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을 말한다. 우리말로는 꽃누르미 또는 누름꽃이라고 부르며 이미 한국에서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조옥희씨는 “꽃잎을 책갈피에 끼워 말리던 것이 가장 기본적인 압화의 개념”이라고 알기 쉽게 설명했지만 실제로 조씨의 작품들은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다. 그냥 봐서는 일반 회화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작품도 있고, 액세서리 작품들은 감탄이 절로 날 정도로 세심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압화는 유럽의 상류층 여성들이 직접 자신의 정원에서 꽃과 식물을 채집해 작품을 만들면서 시작했다. 30년전 일본의 식물학자가 말린 식물을 가공하고 오래 보존할 수 있는 화학적인 방법들을 개발하면서 일본에서도 유행했고, 곧 이어 한국의 플로리스트들에게도 보급됐다. 비록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한국의 압화 수준은 이미 일본을 추월했다는 것이 조씨의 설명이다. “원래 우리가 손 기술이 뛰어나잖아요, 10년전 일본에서 전시했을 때 우리 수준이 결코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한편 조씨가 압화에 관심을 가진 동기는 작품 제작보다는 버려지는 꽃들이 마음에 걸려서였다. 조씨는 “꽃을 다듬다보면 많은 부분들이 그냥 쓰레미처럼 버려진다”며 “버려진 꽃은 물론이고 입, 줄기, 뿌리 등이 다시 아름다운 작품으로 다시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매력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조씨가 한국플라워디자인협회장을 맡던 시절 인연을 맺었던 제니 정 예진꽃집 사장은 “이미 한국에서는 공모전, 전시회 등이 활발하고 전문 압화 제작 업체도 많다”며 “장기적으로 뉴욕에서도 웍샵을 개최하고 각종 압화 작품들을 일반인에게 판매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원영 기자>
뉴욕에 압화 디자인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조옥희씨(왼쪽)와 플러싱 예진꽃집 제니 정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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