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을 포함한 미주 한인교계에 ‘모든 세대가 함께 읽는 성경’이 앞으로 크게 보급될 전망이다.
한국 성서공회가 지난 한세기 동안 한국 기독교계가 널리 사용한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1956/61)’ 개정 작업에 착수한 것이 1983년. 그 해 9월부터 10년간의 작업 끝에 개정 원고를 완성했고 1997년 ‘성경전서 개역 개정판(감수용)’을 거쳐 1998년 5월 최종판이 나왔다.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등 17개 교단이 공식 사용을 결의한 게 오래 전이고 2005년부터 개역개정판이 개역한글판의 판매량을 앞지르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그 해 상반기에 대한성서공회가 120만5,874권의 성경을 보급했는데 개역개정판은 63만8,863권이었다. 반면 개역한글판은 그 전해의 73만5,430권에서 49만7,938권으로 크게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쉬우면서도 보다 정확하게 원문의 뜻을 살려 번역한 성경이 이젠 대세임을 확인시켜주는 통계다.
워싱턴 지역에서는 이와 같은 추세와 시대적 필요에 부응해 기독전문서점인 ‘기독교문사’가 파격적인 가격과 서비스로 개역개정판 보급에 앞장 설 계획이어서 새로운 말씀 부흥에 대한 기대를 낳고 있다. 한인교회들이 재정적 부담 없이 개역개정판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
최윤덕 대표는 “지금까지 한국말이 서툰 한인 자녀들에게 개역한글판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산이어서 세대간 신앙 교육이 불가능했다”며 “이를 지혜롭게 간파하고 빌립보교회, 워싱턴제일장로교회 등 일부 한인교회들은 개역개정판으로 이미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내 소비자들은 한국 출판물을 구입할 때 적지 않은 운송비 때문에 가격이 크게 뛰는 불이익이 없지 않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독교문사는 개역개정판을 50권 이상 단체 주문할 경우 한국 내 가격으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원하면 교회 로고나 이름을 성경에 새겨주는 서비스도 첨가하기로 했다. 최 대표는 “개역개정판이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 해당된다”며 “뉴욕, LA 등 대도시 한인교계는 교체작업이 매우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기독교문사는 개역개정판을 이용한 ‘어린이 성경 암송대회’를 개최하고 단체 구입 교회에 강단용 큰 활자 성경을 선물로 주는 등 ‘시대에 맞는 말씀 갖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갈 구상도 하고 있다.
문의 (703)354-0571
<이병한 기자>
‘개역 개정’ 어떻게 바뀌었나?
-표준 맞춤법으로: 예사소리를 된소리로 바로잡았고 선어말어미 ‘시/옵’의 위치도 바꾸었다. 틀린 금지/부정을 바로 잡았다. 예를 들자면 ‘될찌라’를 ‘될지라’로, ‘파수군’은 ‘파수꾼’으로, ‘임하옵시며’는 ‘임하시오며’, ‘두려워 말라’는 ‘두려워하지 말라’로.
-쉬운말로: ‘반일경지단’은 ‘반나절 갈이 땅’으로, ‘구속’은 ‘속량’으로, ‘권고’는 ‘돌보다’로, ‘권위자’는 ‘위로의 아들’로.
-명확한 뜻으로: 난하주와 뜻을 첨가했으며 단어의 뜻을 명확하게 했다. 원문의 문법적 의미를 반영하고 본문의 내용을 분명히 했다. 예를 들면 ‘야만이나’를 ‘야만인이나’로, ‘우리 강한 자가’를 ‘강한 우리는’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를 ‘계보라’로.
개역개정은 특히 시대와 언어의 변화를 고려해 꼭 고칠 부분만 고치고 개역한글판의 번역 성격을 최대한 존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옛 문체를 그대로 유지하되 독자들이 이해가 어려운 고어와 한자어는 쉬운 말로 고치는 등의 방법이다. ‘내일 걱정 내일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비추어 걱정의 주체가 ‘내일’이기 때문에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한다’로 바꿨다.
개역개정판에 대한 교회의 반응은 신중한 편이나 교체한 교회들은 대부분 선택을 환영하고 있으며 후회하는 교회는 드물다. 오히려 더 본격적으로 개정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이에 대해 대한성서공회는 앞으로 덜 개정된 부분은 새로운 개정 때 반영하고 개역개정판은 젊은 세대를 위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번역이며, 가독력이나 이해의 정도가 훨씬 빠르고 정확한 번역임을 적극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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