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는 최근 자녀의 학교에서 통지를 받고 깜짝 놀랐다. 아들이 샌타모니카의 매그닛 고교로 스쿨버스 통학을 하고 있는데 교육예산 삭감 때문에 스쿨버스 통학 프로그램이 폐지될 수 있다며 학교를 옮기는 것을 고려해 보라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 공교육의 표본으로 여겨지던 캘리포니아의 교육제도가 심각한 재정난에 흔들리고 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지난 2년 동안 교육예산을 무려 170억달러 삭감했다. 대공황 이후 최대의 삭감이며 학생 1명당 3,000달러의 교육 예산이 줄어든 셈이다. LA 통합교육구를 비롯한 많은 교육구 예산의 80% 이상이 주정부가 지급하는 재정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교육구마다 재정난을 이겨내기 위해 교사 감원과 수업 축소, 여름 학기 및 특별활동 폐지 등을 단행, 공교육 위기가 주 전역으로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교사해고·버스축소·과외폐지 등 심각
교육질 저하… 주립대는 등록금 폭등
■공립 초중고교
캘리포니아 최대의 교육구인 LA통합교육구(LAUSD)는 현재 5억달러의 예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억6,000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삭감하면서 2,500여명의 교사를 해고했으며 여름 학기를 중단하고 예능교육도 대폭 축소했다.
올해부터 교사를 제외한 식당 직원과 스쿨버스 운전사 등 일반 직원 2만여명을 대상으로 무급 휴가가 실시될 예정이며 이미 총 150개의 버스통학 루트가 정지됐다. LAUSD는 올해 교사 2,000명을 추가로 해고할 방침이어서 과밀 학급 등 교육의 질 저하가 예상된다.
■UC계열대
교육 재정 삭감의 여파는 캘리포니아 공교육의 자존심으로 여겨지던 UC와 CSU 계열의 공립대학에서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다. 주정부는 2009-2010년 UC 재정을 약 10억달러 삭감해 현재 UC 시스템의 재정 적자는 3억3,500달러에 달한다.
UC 평의회는 지난해 등록금을 32% 인상해 오는 가을 학기부터 UC의 등록금은 1만달러를 초과하게 됐다. UC의 등록금은 지난 2002년에 비해 무려 182% 인상됐다.
UCLA를 비롯한 UC계열 대 학생들이 4일 대거 등록금 인상 및 재정 삭감 반대시위에 동시다발적으로 나선 것은 이같이 심각한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고 있다.
■칼스테이트
4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CSU도 재정위기는 마찬가지다. CSU는 지난해 등록금이 두 차례에 걸쳐 30% 인상했고 올해 봄학기의 신입생 및 편입생을 모집을 중단해 23개 캠퍼스에서 학생 수를 총 4만명 축소했다. 총장 등 교직원의 연봉이 동결됐으며 새로운 교수 임용도 전면 중단했다.
캘리포니아 고등교육의 근간으로 평가 받던 커뮤니티 칼리지는 지난해 학비를 30% 인상해 1학점당 26달러로 올랐고 올해도 학비 20%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커뮤니티 칼리지 예산이 8% 삭감되면서 그 여파로 강좌가 대폭 축소돼 일부 칼리지에서는 학생들이 바닥에 앉아 수업을 듣기도 한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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