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파란 헬멧을 쓴 영웅이 세계를 구하고 여성과의 사랑도 이루는 영화를 조만간 볼 수 있게 될 지도 모르겠다.
오스카 시상식을 앞두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할리우드를 조용히 방문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5일 전했다. 대외 이미지 향상을 추진하고 있는 유엔이 이를 위해 할리우드 영화계에 도움을 청한 것.
반 총장은 지난 1일 로스앤젤레스 해머 미술관에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포럼’을 열고 세계적인 배우, 감독, 제작자들에게 유엔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묘사하는 영화의 잠재력을 설명하면서 로비를 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이날 포럼에는 배우 앤 해서웨이, 데미 무어, 미라 소르비노, 숀 펜, 마이클 더글러스와 론 메이어 유니버설 스튜디오 회장 등 영화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했다.
반 총장은 할리우드가 유엔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이야기하기 위해 여기 왔다며 할리우드의 기술과 엄청난 파급력을 이용해 평화, 발전, 인권, 여권 신장 등을 세계에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엔 관계자들은 유엔이 비효율적인 관료체제로 묘사되는 것에 반 총장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며 영화제작자들이 아이티 같은 국가에서의 인도주의적 임무나 평화유지 임무 뒤에 숨어 있는 영웅적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도록 설득하는 것이 반 총장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반 총장은 기후변화, 빈곤퇴치, 전염병 예방 등과 같은 국제적 이슈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와 마음을 변화시키는 영화 프로젝트에 유엔 건물을 촬영장소로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 보라고 제작자들에게 권했다.
이어진 Q&A 세션에서 반 총장은 인도주의나 평화유지 임무를 다룬 영화로 ‘콘스탄트 가드너’를 예로 들면서 유엔의 활동은 때때로 할리우드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다고 강조했다.
또 선과 악의 명백한 구분 때문에 카우보이 영화를 좋아한다며 평생 카우보이 영화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털어놓으면서 자신의 역할을 법질서를 유지하는 보안관에 비유하기도 했다.
4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 언론은 초청되지 않았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주최로 열린 만찬에도 언론은 초청되지 않은 채 300여명의 영화계 인사가 참석했다.
하지만 이번 주 영화지에는 반 총장이 앤 해서웨이, 숀 펜, 데미 무어 등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마련한 에릭 팔트 유엔정보센터장은 이번 행사는 1년 전부터 추진해 온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며 대중문화를 이용해 유엔에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추상적인 문제들을 집중조명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 제작자들이 유엔의 영웅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생각해 보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