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기획/실업률 12%시대 ‘Job 전쟁’
캘리포니아주 실업률이 2차 대전 후 가장 높게 치솟으면서 한인들의 구직에도 비상이 걸렸다. 졸업한 대학생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가 하면 인턴 모집에 수백명이 몰리는 구직경쟁을 보이기도 한다. 결국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한인들은 학교로 향하고 있는 추세다.
인턴-파트타임 안가리고 몰려
대학 졸업하자마자 백수생활
주부들도 부업 찾아 동분서주
■일자리는 별따기
5일 발표된 지난 1월 기준 캘리포니아 실업률은 작년 9월에 비해 0.3% 포인트 높아진 12.5%로 치솟았다. LA 카운티의 경우 제조업과 레저서비스업, 건축업 분야의 일자리 감소로 지난 2월 실업률이 주 전체보다 높은 12.8%를 기록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 속에 이처럼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신입사원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탓에 대학 졸업생들은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어디든 출근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기존 직장인들도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매달 월급봉투를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회사를 다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05년 UCLA를 졸업한 하워드 홍(28)씨는 최근 한인타운 인근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참석했다. 고등학교 교사가 꿈이었던 홍씨는 이미 자격증도 획득하고 모든 자격요건을 갖췄지만 ‘선생님’ 직함 얻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홍씨는 “교육예산 삭감과 감원이 이어지고 있어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교육계 관계자들은 학교 측에 보다 적극적으로 이력서를 넣어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교사를 고집하기보다 일단 어디든 취업해야 할 것 같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막막함을 호소했다.
■치열한 구직경쟁
채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구직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한인회사 인사과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인턴이나 파트타임, 정직원 채용 계획이 알려지기가 무섭게 이력서가 날아든다는 것.
풀러튼에 있는 한 한인회사는 지난달 사무직 채용공고를 냈다. 1명을 뽑는 자리였는데 50장에 가까운 이력서가 도착했다. 특히 사무직이었던 까닭에 전직 은행업계 종사자들이 지원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
이 회사 관계자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이력서부터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의 이력서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지원했다. UC계열을 졸업한 20대를 뽑았는데 평소 같으면 우리 회사에 지원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학교ㆍ부업 찾아 삼만리
세리토스에 거주하는 줄리 박(48)씨는 올해 초부터 학생으로 변신했다. 가정주부였던 박씨는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하면서 남편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자 직업전선으로 나섰다. 과거엔 다운타운에서 의류공장을 운영한 경험도 있는 그녀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다운타운은 물론이고 공무원, 일반 회사에 이르기까지 어디도 박씨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결국 박씨가 정착한 곳은 학교. 칼스테잇 롱비치와 세리토스 칼리지를 오가며 교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박씨는 “남편의 월급이 많지 않아 연방과 주정부에서 학비보조를 4,000달러 가까이 받았다. 2년정도 채용한파를 피해 공부하다 보면 길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공예나 종이접기, 꽃꽂이 등 부업을 알아보는 한인들도 크게 늘었다. 남편의 감봉으로 월급이 줄거나 비즈니스가 힘들어지면서 여성들이 부업으로 할 수 있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 웨스턴에 있는 비즈공예샵 ‘구슬’의 제니 김 사장은 “창업이나 자신의 비즈니스에 접목시켜 보려는 수강생들이 전보다 크게 늘었다. 부업으로 가계경제에 도움이 되고자하는 움직임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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