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여개 주 예산절감 목적 수감자 줄이자 “불안하다” 우려 고조
출소 후 다시 수감되는 경우 많아
일부 주 프로그램 축소하거나 중단
예산난이 가중되는 시기에 많은 주들은 돈을 절약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석방과 조기 석방 프로그램을 통해 수감자 수를 줄여왔다. 그러나 그 결과 거리의 범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 조치는 역풍을 초래했으며 주 관계자들은 예산 절감과 대중의 안전감 사이에서 힘겹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
지난 2월 오리건 주 의회는 모범수들을 대상으로 확대했던 조기 석방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오리건 주는 이 프로그램으로 600만달러를 절약했지만 한 범죄반대 그룹이 이 프로그램의 결과를 경고조로 비판하는 내용의 라디오 광고를 내보내자 이런 결정을 내렸다. 광고에서 내레이터는 “한 여성이 그녀의 아파트에서 홀로 잠들어 있다. 갑자기 그녀는 등록된 성 범죄자이자 절도전과자인 남자의 공격을 받는다”고 말한다.
일리노이 주에서는 민주당인 패트릭 퀸 주지사가 출소 후 몇 주도 지나지 않아 다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을 조기 석방한 프로그램을 “크나큰 실수”였다고 시인했다. 3개월 사이에 조기 출소한 1,700명 가운데 50명 이상이 새로운 범죄로 기소됐다.
당초 1,900만달러 절감을 목표로 했던 콜로라도 주의 조기 석방 프로그램도 1,400만달러로 축소됐다. 출소 위험이 적은 수감자가 당초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원래 2년 동안 2,600명을 출소시킨다는 목표였지만 지난 5개월 동안에 조기 출소한 수감자는 264명에 불과하다.
지난 달 캘리포니아의 범죄피해자 권리단체는 조기석방을 위해 재소자들에게 부여하는 점수를 확대하는 내용의 법을 막아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으며 미시간에서는 검찰이 석방결정에 법률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우리는 재소자 수를 줄여서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미시간 주 오클랜드카운티 제시카 쿠퍼 검사는 말했다. 미시간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재소자가 무려 3,200명이 줄었으며 지난 16년 사이에 가장 높은 가석방률을 기록했다. 쿠퍼 검사는 “실수를 돈으로 환산해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시간의 변화는 가장 두드러진 경우의 하나이며 이것은 가석방과 조기 석방, 그리고 선고관련 법 등을 통해 임시로나마 문제를 해결하고 있거나 이를 고려하고 있는 20여개 주 관계자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준다. 일부 주 관계자들은 이런 변화가 예산 때문이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을 고칠 필요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몇 몇 주는 경기침체로 예산난이 불거지기 이전부터 이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는 공포 속에 살면서 공포에 근거한 나쁜 정책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근간을 세운 후 커뮤니티를 진정으로 돕는 정책을 만들 수도 있다”고 미시간 교정국 패트리셔 카루소 국장은 말했다. 하지만 카루소 국장도 출소자들의 재범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는 공감을 나타낸다. 그녀는 “나도 우려가 된다”며 “그래서 나는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인 미시간 주의 제니퍼 그랜홀름 주지사는 133명에 대해 감형조치를 내렸으며(이는 전직들보다 많다) 더 많은 가석방 심사를 위해 주의 가석방 심사위원을 15명으로 늘렸다. 또 재소자 7,500명 축소를 바탕으로 한 다음 해 예산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주 전역의 검찰은 최소한 20건의 가석방 결정에 법률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쿠퍼 검사도 2건의 가석방 케이스를 전담하는데 2명의 검사를 풀타임으로 배정했다.
2009년 가석방된 미시간의 1만3,541명의 재소자 가운데는 스캇 W. 핸킨스가 있다. 핸킨스는 성범죄로 2차례 전과가 있다. 검찰은 그가 교회에서 만난 소녀들을 추행했으며 이 가운데는 발달장애아들도 있다고 밝힌다. 핸킨스는 지난 2003년 캠핑을 같이 간 어린 소녀를 만진 혐의로 1급 성범죄 유죄 평결을 받고 수감 중이었다. 그런데 지난 11월 불과 7년 만에 가석방됐다. 7년은 선고 판사가 정한 가석방 가능 시한의 최저치이다. 판사가 정한 최고치였던 30년에 턱없이 못 미친다.
지난 해 핸킨스를 분석한 심리학자들은 그가 ‘소아 이상성욕’에 해당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법원 기록은 밝히고 있다. 핸킨스는 교도소 내 성범죄자를 위한 치료에 잘 참여하고 숙제도 열심히 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자신의 행위에 대한 그의 통찰은 미숙한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밝혔다. 자신이 피해자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겼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핸킨스는 “나는 그들을 모두 사랑했다.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신체적인 손상을 입히지 않았다. 난 단지 애정이 넘치는 사람일 뿐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쿠퍼 검사는 핸킨스의 석방을 경기침체기라 해도 너무 멀리 나간 무분별하고 겁나는 조치라고 비판한다. 쿠퍼 검사는 그의 석방을 철회하라고 항소했다. 교정국 관계자들은 이런 일이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이 케이스는 쿠퍼 검사가 지금까지 제기한 5건의 항소중 하나이다. 이 가운데 다른 하나는 2007년 3급 성범죄로 수감된 대니얼 플레처이다. 검찰은 법원 서류를 통해 플레처가 석방되면 “공중의 안전이 위협받고 피고의 범죄 행각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퍼 검사는 가석방 고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수천명의 재소자 명단을 알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쿠퍼 검사는 “이 프로그램이 안전하고 합리적이라고 그들이 말한다면 왜 검찰이 명단을 선별하는 일을 돕도록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모두가 사법기관들이다. 명단을 감추려는 것은 석방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을 석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정부 관계자들은 이런 조치를 예산상으로 합리적일 뿐 아니라 주의 현황에 비춰 볼 때 아주 현명한 정책이라고 두둔한다. 미시간은 지난 2007년 미 전국에서 수감자가 5번째로 많은 주로 나타났다. 미시간보다 인구가 많은 주들보다도 수감자가 더 많았다. 미시간은 조기 석방 프로그램을 확대하면서 가석방자들이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에 많은 예산을 배정해 왔다. 관계자들은 그 결과 가석방 조건 위반율이 크게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예산 절감을 위한 가석방에 강력히 반대하는 마이크 콕스 미시간 주 검찰총장. <뉴욕타임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