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대서양을 횡단하는 가장 빠른 여객선으로 전후 최강국 미국의 위용을 자랑하던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스호’가 해체되어 고철로 팔릴 위기에 놓였다.
이 배의 소유주인 `노르웨이 유람선 회사(NCL)’는 최근 이 배를 이달말까지 경매를 통해 매각키로 했다고 발표하고, 구매자가 나서지 않으면 고철업자에게 넘겨 폐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NCL 관계자는 8일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적당한 구매자가 나설 경우 언제든지 배를 매각할 계획이라며 배를 매입할 자금력만 있으면 회사의 성격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말해 고철회사에 넘겨 폐선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원양항로 여객선 역사 전문가인 피터 네고씨는 여객선들은 대개 고철업자에게 넘어가는게 운명이라면서 NCL이 유서깊은 이 배를 고철업자에게 매각하면 일부 비판이 제기되겠지만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스호’는 1952년 미국 정부가 7천800만달러를 들여 건조한 원양 여객선으로, 유럽에서 전쟁이 다시 발발하면 언제든지 미군을 수송할 수 있는 군용 수송선으로 전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대서양 횡단 노선에서 가장 빠른 속력을 자랑하던 영국 여객선들 보다도 더 빠르게 설계된 미국의 야심작이다.
처녀항해 당시 뉴욕-잉글랜드 구간을 3일 10시간40분만에 횡단했다. 이에 따라 대서양 횡단 노선에서 가장 빠른 여객선에 수여되는 `블루 리본’의 영예를 보유중이며, 미국에서 건조된 최대 규모의 원양여객선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69년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96년부터는 필라델피아의 부두에 계속 정박해 왔다.
NCL측은 2003년에 이 배를 구입해 하와이의 유람선으로 개조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손해가 더 크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보류했다. 특히 부두사용비와 유지비 및 보험료 등으로 연간 80만달러가 소요되자 매각키로 하고 3월중 입찰을 실시키로 한 것.
미국에서는 이 배가 2차대전후 미국의 위용을 상징하던 역사적인 선박이란 점을 고려해 영구보존 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지만 자금문제로 여의치 않은 상황.
이 배의 보전을 희망하는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스호 보전단’이란 단체는 작년에 NCL로 부터 매입의사를 타진받았으나 구매자금 150만달러를 모금하지 못해 수포로 돌아갔다.
보전단은 1797년 진수됐던 범선 순양함인 `USS 컨스티튜션호’에 대해 지난 1920년대 국민공모를 통해 배를 보전했던 사례를 원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다.
보전단의 댄 맥스위니 대표는 SS 유나이티드 스테이스호를 매입해서 보존하려면 300만달러가 필요하다면서 배를 매입해 호텔이나 박물관 또는 카지노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조하려면 독지가의 적극적인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