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프레스 필립 이·크리스토퍼 김씨 최고성적 나란히 합격
54년여 시 역사상 처음
지원자 200명중 2명 합격
“100 대 1 경쟁 뚫고 시 첫 한인 경관으로 나서요”
사이프레스시 경찰국 역사상 첫 한인 경관들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필립 이(28·한국명 승우) 경관과 크리스토퍼 김(22·한국명 기승) 경관. 이들은 사이프레스시가 지난 1956년 설립된 이후(1957년 시명이 ‘데일리시티’에서 현재의 사이프레스시로 변경됨) 시 54년 역사상 첫 한국어 구사 한인 경관으로 근무하게 됐다.
이들은 사이프레스시 경찰국이 실시한 경찰 공개채용에서 전체 200여명(타인종 포함)의 신청자들 중 각종 심사를 거친 마지막 2명으로 남아 최종합격 채용됐다. 100대1 이상의 경쟁률이었다.
사이프레스 경찰국 마크 요코야마 국장은 “한인 경관들을 의도적으로 선발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며 “이들 경관들의 아카데미 실력, 경력, 커뮤니티 봉사 등이 다른 신청자들보다 뛰어났고 체력, 정신력 테스트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엄격한 채용과정 심사에서 2명의 한인이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들 경관들은 8일 사이프레스 시의회에서 프라카쉬 나라인 시장으로부터 배지를 받은 후 공식 경찰업무에 들어갔다. 이 날 이들을 시의회에 소개한 요코야마 국장은 “한인 경관들의 한국어 실력도 뛰어나다”며 “앞으로 이 지역 한인들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A서 태어나 LA 동부 아주사 소재 ‘크라이스트 브리지 아카데미’(사립고교)를 졸업한 후 곧바로 미 육군에 입대한 필립 이 경관은 지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약 18개월간 이라크 바그다드 전장에서 군복무한 것이 이번 경찰 지원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특히 생사가 오가는 전장 현장에서의 경험은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고 결국 그 마음가짐이 주민들의 치안을 돕는 경찰관 복무로까지 이어졌다.
이 신임경관은 “배치된 부대에 갑자기 폭탄이 날아들어 긴급하게 대피했던 경험이 생각난다”며 “내가 알던 동료들이 전사했다. 그 경험 이후로 내가 사는 이곳 주민들의 안전과 삶을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한인 커뮤니티와 경찰을 이을 수 있는 다리 역할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김 경관은 1세 때 라팔마로 이민 와 줄곧 OC 지역에서 자란 후 풀러튼 서니힐스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UC리버사이드 사회학과를 공부하던 중 사회봉사 활동을 같이 하던 선배들의 권유로 경찰관을 꿈꿔 왔다. 리버사이드 도시 빈민층 지역 초등학교 봉사와 교회 청소년 리더로 봉사해 오며 자연스럽게 사회봉사 쪽에 관심을 두게 됐다.
김 신임경관은 “경주 김씨 김유신 장군의 후손이라는 것을 명심하며 사회와 국가를 위해 봉사하려 한다”며 “커뮤니티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해 봉사하는 정신으로 주민들에게 다가서려 한다”고 굳건히 다짐했다.
필립 이 경관은 어머니 캐서린 이씨(부친은 지난 2000년대 초 작고)의 1남1녀 중 차남이며 크리스토 김 경관은 김두환·김혜경씨의 2남 중 차남이다.
<이종휘 기자>
사이프레스시 역사상 첫 한인 경관으로 나서게 된 크리스토퍼 김(왼쪽에서 2번째) 경관과 필립 이(왼쪽에서 네 번째) 경관이 마크 요코야마 경찰국장(가운데)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맨 왼쪽은 김 경관의 어머니 김혜경씨, 맨 오른쪽은 이 경관의 어머니 캐서린 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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