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식당 등에서 밸릿파킹을 원하지 않아 도로변의 미터 주차공간을 자주 이용하는 케빈 김(40)씨. 그는 용케 발견한 비어 있는 미터 주차공간에 차를 재빨리 세우려다 빨간색이 깜박이며 고장(FAIL) 메시지가 나오는 것을 보면 항상 차를 세울까 말까 잠시 고민에 빠진다. 다른 자리를 찾기 어려워 그냥 세우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혹시 티켓을 떼지나 않을까 불안하기 때문이다. LA에서는 김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또 고장 난 주차 미터기에서 부당한 티켓 발부가 많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고장 난 주차 미터기 관련 현황과 사례, 관련 규정 및 주의점을 살펴본다.
미터기 오작동 땐 티켓 미발부가 원칙
정상 돌아오는 경우·시간초과는 대상
고장 많고 막무가내식 단속에 혼란
■사례
최근 고장 난 미터기 앞에 차를 세웠다가 티켓을 발부받은 한 네티즌은 미터기에 나와 있는 전화번호로 고장신고를 하고 티켓 벌금을 낸 뒤 이의신청을 하자 나중에 벌금을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주차 단속요원이 다가와 티켓을 발부하려고 해 미터기가 고장났다고 알려줬는데도 단속요원이 티켓을 끊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작년 한 해 동안 네 번이나 고장 난 미터기에서 티켓을 받았다며 고장난 미터기가 너무 많고 단속 요원들의 티켓 발부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주차 단속요원들이 할당량을 채우느라 고장 여부에 상관없이 그냥 티켓을 발부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규정
LA교통국에 따르면 LA 조례에는 고장난 주차 미터기에 대한 별도의 조항은 없다. 하지만 교통국 주차단속반과 LA경찰국(LAPD) 내부 규정은 고장난 주차 미터기 공간에 세워진 차량에 대해서는 티켓을 발부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단 지정된 시간 이상으로 주차를 할 경우에는 미터기 고장 여부와 상관 없이 위반으로 간주돼 티켓을 발부하고 있으며, 특히 고장난 미터기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 티켓이 발부된다는 게 교통국의 설명이다. 현재 LA시의 주차 미터기 위반 티켓 가격은 50달러다.
그러나 고장 난 미터기 앞 주차 문제로 시민들이 느끼는 혼란은 이처럼 단속 규정이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또 단속 요원들이 막무가내로 티켓을 끊는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데 있다.
■문제점
더 큰 문제점은 LA에 고장나거나 낙후된 주차 미터기가 너무 많다는 데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LA시 주차 미터기의 약 10~12%는 고장 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동전이 막히거나 이물질이 들어갈 경우 너무 쉽게 고장이 나는 점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이 이를 악용해 미터기에 일부러 이물질을 집어넣거나 비닐 등을 씌워 주차비를 아끼려는 행태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LA시는 주차 미터기의 오작동이 증가하자 지난해 4만개의 미터기의 18%에 해당하는 7,200개를 오류가 적은 전자식 미터기로 교환했다. 앞으로 1만개의 미터를 전자식으로 추가 교환할 계획이다. 새로운 전자 미터기는 크레딧 카드나 셀폰을 이용해 주차비를 납부할 수 있다.
■주의점
고장 난 미터기에는 동전을 넣지 않고 주차할 수 있지만 교통국 주차요원들이 순찰을 하며 미터기를 고치거나 작동이 저절로 정상으로 돌아오면 티켓 발부 대상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 고장난 미터기라도 제한 시간을 넘어서는 주차할 수 없다.
주차 티켓이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21일 내에 이의신청을 하고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티켓 취소 요청은 3회에 걸친 행정 단계를 거친다.
주차 티켓 이의신청 (866)561-9742, 웹사이트 www.lacity-parking. org/laopm/contest.htm, 주차 미터기 고장 신고 (877) 215-3958, 웹사이트 www.lacity-parking.org/laopm/ parkingmeters.htm
<김연신 기자>
LA한인타운 도로변의 고장난 주차 미터기에 비닐이 씌워져 있다. <박상혁 기자>
LA한인타운 6가 선상에서 주차 단속요원이 티켓을 발부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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