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도, 동네공원도 OK… 공개적 총기휴대 과시
“앞으론 은행도, 지하철도, 학교도?” 비난 여론 고조
그동안 권총을 보이지 않게 차고 다니는 것은 많은 총기옹호론자들에게 신성한 권리였다. 전국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 회장을 역임한바 있는 배우 찰턴 헤스턴은 “늑대가 사자와 양을 구별하지 못해야 동물들 모두가 안전한 법”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총기소지권 옹호론자 중 특히 풀뿌리 운동을 펴는 일부의 목표가 달라졌다 : 총기의 공개적 휴대(open-carry)에 별 제한을 가하지 않는 38개 이상의 주에서 총을 보이게 차고 다니는 권리를 과시하는 운동이다. 이 같은 무브먼트는 총기규제론자들 사이에서 경종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총기소지권 옹호운동 내부에서도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총기소지권 옹호 단체 내에서도 과격-온건 내분
궁극적 목표는 제한 없는 비공개 총기소지 면허
총기소유주들에게 일반 영업장소에서 공개적으로 총기를 휴대하자는 움직임은 지난여름 처음으로 전국적 관심을 끌었다. 오바마의 헬스케어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타운홀 미팅에 권총을 차고 나오면서 부터다. 최근엔 이런 모임들이 캘리포니아를 비롯 공개적 총기휴대를 허용하는 상당수 주 곳곳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로 스타벅스 같은 카페와 피자 가게 등 일반 영업장소에 권총을 차고 모이는 것이다.
놀란 것은 남녀노소 일반인들이 모이는 영업장소들이다. ‘피츠 커피 앤드 티’와 ‘캘리포니아 피자 키친’등은 자기네 업소에서의 공개적 총기휴대를 금지했다. 반대로 스타벅스는 금지하지 않고 있다.
공개적 휴대, 오픈-캐리 무브먼트는 총기권 옹호그룹 내에선 와일드카드다. NRA 등 주류 총기권 단체들에게 이들은 마치 공화당에 대한 티파티 무브먼트의 존재와 비슷하다.
NRA 보다는 풀뿌리 운동과 인터넷으로 동원된 새로운 오픈-캐리 그룹들은 예측하기도 힘들고 조직 체계도 정비되지 않았으며 과격한 권리주장으로 논쟁을 몰고 다닌다. 지난 한 해 캘리포니아 내에서만 최소 140회의 모임이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열렸다.
일부 총기권 운동가들은 이런 추세에서 위험을 감지한다. “공개적 총기휴대권법에는 전적으로 찬성하지만 이런 과시가 우리의 목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지는 않는다. 사람들에게 공포를 줄 뿐이다”라고 ‘수정헌법2조 재단’ 창설자 앨런 고틀리브는 말한다.
스탠포드 대학의 로버트 와이스버그 교수는 특히 NRA가 오픈-캐리 운동을 부담으로 여기며 거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NRA가 최우선으로 꼽는 비공개 총기휴대권에서 관심이 분산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총을 남들도 볼 수 있게 공개적으로 총을 차고 다닐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오픈-캐리는 현재 43개 주에서 합법이다. 대부분의 공개적 휴대는 탄약과 총기를 분리하도록 제한한다. 이에 비해 장전된 총기를 보이지 않게 소지하는 권한을 의미하는 비공개 총기휴대는 상당히 제한적으로만 허가되고 있다. NRA등은 “공개적 총기휴대보다는 비공개 총기소지가 잠재적 범죄자들로부터 신변을 보호하는 효과가 더 크다”면서 폭넓은 비공개 총기소지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도 비공개 총기소지 면허 발급을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선 차별 이슈가 되고 있지요. 돈이 많거나 정치적 배경이 있거나 명사가 되면 면허를 얻기 쉽지만 그렇지 않으면 못 얻거든요”라고 웹 포럼 CaliforniaOpen Carry.org의 운영자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폴 히긴스는 말한다.
공개적 총기휴대 모임은 10년전 버지니아에서 시작되었으나 요즘은 캘리포니아에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자신들이 논쟁을 일으키려고 모임을 갖는 게 아니라면서 식당이나 카페의 다른 고객들이 공개적 총기휴대를 불편하게 여기고 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면 주의원들이 총기를 보이지 않게 휴대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지 않겠느냐고 히긴스는 반문한다.
총기규제운동가들은 공개적 총기휴대법에 우려를 표명한다. 많은 주의 이런 법들이 총기소유자들에게 퍼밋이나 훈련, 테스트등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식당과 공원에 이어 다음번은 어디가 될지 궁금합니다. 은행과 지하철, 버스와 학교에도 총기소유주들은 공개적으로 총을 차고 가려는 겁니까?”
본의 아니게 휘말리게 된 총기논쟁은 스타벅스에게 그야말로 골치 덩어리다. 지난 1월 캘리포니아 총기소유주들이 스타벅스에서 오픈-캐리 모임을 가진 이후 ‘총기폭력 예방위한 브래디 캠페인”은 스타벅스가 업소내에서 총기휴대를 금지하도록 압력을 넣는 진정서 보내기 운동을 전개해 왔다.
스타벅스는 “총기휴대 고객들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며 계속 관련 지역법에 충실히 따르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지만 반대시위는 쉽게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적, 정책적, 법적 이슈인 총기논쟁은 의회와 법원이 다룰 문제이지 우리 업소에 속한 것이 아니다”라는 스타벅스의 입장을 이해하고 반대시위나 오픈캐리 모임을 자제하기엔 미국 내 총기논쟁은 아직 너무 뜨겁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지난 주 시애틀의 스타벅스 업소 내, 권총을 보이게 찬 한 고객이 서브를 받는 곁에서 반대자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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