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잠깐 주유소에 들렀던 김 모 씨가 얼마 전 경험한 일이다. 차에서 내려 키에 달려 있는 리모컨을 눌러 문을 잠갔다. 몇 걸음 걸어갔을까? ‘클릭’ 하고 다시 자동차 문의 잠금 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실수였겠거니 하고 다시 리모컨으로 문을 잠갔다. 그러나 다시 잠시 후 ‘클릭’ 소리가 들렸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별 도리가 없어 다시 잠금을 시도했다. 몇 초 후 이번에도 영락없이 차는 스스로 문을 여는 요술 동작을 했다.
그제사 화들짝 놀란 김씨는 주위를 둘러봤다. 그리고 직감적으로 위험을 눈치챘다.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주차해 놓은 차 안에 두 사람이 그의 동작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황급히 주유소 안에 들어가 용무를 마친 그는 쏜살같이 달려 나와 두려운 마음에 차를 타고 꽁무니를 빼야 했다. 곧장 경찰서에 들려 조금 전에 당한 일을 보고한 후에야 그는 자신이 신종 범죄의 타겟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것도 첨단 기계를 이용한, 아주 성공률이 높은 차털이 범죄의 밥이 될 뻔한 사실을.
센서로 문을 잠그고 여는 자동차를 노린 절도 행각이 확산되고 있다. 김 모씨가 겪은 것처럼 바깥에서 센서로 자동차 문을 잠글 때 인근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첨단기기를 통해 리모컨의 코드를 알아낸 후 주인이 자리를 뜬 사이에 문을 열고 들어가 내부를 터는 방법이다. 앞서 언급한 김 씨는 다행히 자동차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고 이상한 느낌을 받아 피해를 면할 수 있었지만 무심코 차를 주차하고 용무를 본 후 돌아와 뜻밖의 상황에 당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김 씨 사건이 일어난지 2주 후 똑같은 일을 당한 그의 친구의 아들이 바로 그 케이스. 그의 사건은 안타깝게도 해피엔딩이 아니다.
그 친구의 아들은 고속도로에 설치돼 있는 휴게소에서 당했다. 아무 의심 없이 4-5분 정도 안에 들어가 있다 나온 친구 아들은 차 안에 있던 셀폰, 컴퓨터, GPS는 물론 손가방까지 없어진 것을 확인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자동차 문이 강제로 열린 흔적이 없는 것을 보고 신종 차 털이범의 소행임을 알 수 있었다.
자동차 문의 안전 코드를 훔쳐 자동차 문을 열고 내부의 물건들을 훔쳐가는 수법은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이어서 급속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경찰은 운전자의 꼼꼼한 대비가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요령 역시 간단해 신경만 쓴다면 문제가 없다. 바로 자동차 문을 안에서 수동으로 잠그고 나오는 방법이다. 문을 연 뒤 손으로 잠금 잠치를 작동시키고 나오면 리모트를 통해 안전 코드가 공중에 누출되지 않기 때문에 주변에 범인들이 있어도 피해를 당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아무리 자동차가 첨단 장비를 많이 달고 있는 고급이라도 해도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단’는 속담처럼 항상 새로워지는 범죄를 당하지 위해서는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는 편이 오히려 낫다는 주장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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