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 등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학생들이 잇따라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본보 18일자 A1면 보도) 한인 교육 및 상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자녀교육 기준을 재점검 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명문대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진학 자체가 자녀들에게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변화에 노출되는 시기인 만큼 올바른 자녀교육과 가치관 확립으로 불의의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한인 커뮤니티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모 의존, 자립심 부족
새로운 환경 적응 못해
“남 일 아니다” 경각심
■실태
하버드대에서는 지난해 봄학기에 4명의 학생이 자살했으며, 코넬대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코넬대학에서는 한인 학생도 자살한 적이 있어 명문대에 진학한 한인 학생들 역시 자살로부터 안전한 상황은 아니다.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한 상담센터 관계자는 “한인 학부모 중 자녀가 동부로 진학을 했는데 8년째 졸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거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1년 만에 돌아왔는데 좀 변한 것 같다는 등의 상담전화가 종종 걸려온다”고 전했다.
■원인
전문가들은 대학생 특히 명문대 학생들이 자살을 하는 이유로는 자립심이나 책임감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사회 진출, 과도한 스트레스, 치열한 경쟁, 유전적 원인 등을 지적했다.
대학생이 된다는 것은 부모의 품을 떠나 처음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인데 스스로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는 능력, 책임감이나 자립심, 자존감 등이 제대로 확립돼 있지 않으면 다양한 변화에 대한 적응과정에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것. 초ㆍ중ㆍ고교 시절 스스로의 능력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공부를 잘 했던 학생들은 ‘홀로 서기’ 후 성적 유지가 어려워진다.
또한 한인이나 아시안이 많은 LA 지역에서 유럽계 미국인들의 문화가 짙게 남아 있는 동부로 진학하면 날씨나 문화 차이가 또 다른 스트레스 요소가 되며, 아이비리그 대학에선 우수한 학생들 사이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스트레스 강도를 높인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책
전문가들은 명문대생 자살사건을 계기로 자녀교육의 기준을 재점검 하고 도움이 필요한 한인 청소년 및 대학생들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부만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인생의 성공이 무엇인지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한인가정상담소 윌리엄 박 카운슬러는 “때로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부모 없이 아무 것도 못하는 아이로 키울 때가 있다”면서 “캠핑이나 파트타임 등을 통해 자립심을 키우고 책임감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어몬트 신학대 클라인벨 인스티튜트의 사무엘 이 소장은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하거나 갑자기 연락이 안 되거나 일상에 변화가 생긴 것 같다면 빨리 알아차리고 반응할 수 있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한인 부모들이 교육의 가치를 올바르게 정립하고 자녀들을 있는 그대로 용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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