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의 매 토요일 패사디나 시의 뒷산으로 등산을 간다. 산림청에서 만든 팻말의 거리 표시가 간혹 틀린다고 느낄 때가 있어 계보기(Pedometer)를 구입하여 직접 걸으며 거리를 재보고 싶었다.
마침 코스코에서 보낸 이메일 광고 중 계보기 두개가 눈에 띄어 어느 것을 살까 생각중 이 물건들을 사서 이미 사용한 사람들의 평가를 읽어보았다. 한 상품은 실망했다는 평이 있었고 또 하나는 1년까지는 아주 좋은데 1년 후 고장이 자주 난다는 평이 올라와 있어 둘 다 사지 않았다. 내가 꼭 믿는 회사의 제품이 아니라면 이미 사용한 제3자의 평가가 앞으로도 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터넷이 보편화하기 전에는 사고 싶은 상품의 품질을 판매회사의 광고나 판매원의 말에 많이 의존해 판단하였다. 지금은 인터넷 덕분에 소비자의 힘이 훨씬 강해졌다. 여러 판매처의 값을 비교하여 가장 저렴한 값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상품이나 그 판매처에 대한 평가를 거침없이 인터넷을 통하여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그리고 이런 소비자들의 평가를 읽어 보고 살지 안 살지를 결정하는 소비자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신문이나 방송 등 대중 매체를 통하여 기업이 일률적으로 소비자에게 선전하는 것은 기업이나 그 상품을 알리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소비자로 하여금 여러 경쟁 상품 중에서 자기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힘은 부족하다. 이때 한 소비자가 딴 소비자에게 입으로 추천하는 입소문 마케팅(Word of Mouth Marketing, WOMM)이 가장 큰 신뢰도를 얻게 되어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다.
더욱이 판매자에게서 잘 평가하여 달라는 권유나 그 대가를 받지 않고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반영해 내놓은 평가는 많은 신임을 받게 되어 딴 소비자들이 그대로 믿게 된다.
입소문 마케팅은 개인 대 개인 간의 접촉이 빈번한 같은 그룹에 속해있는 소비자들 간에는 큰 효과가 있으나 딴 그룹에 속해있는 딴 소비자집단으로 넘어 가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 한계를 넘을 수 있는 것이 웹소문 마케팅(Word of Web Marketing, WOWM)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사용하였거나 체험한 것을 웹사이트(Website)에 올려놓아 누군가 그 상품이나 기업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사전에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평가가 올라와 있는 업체나 그 상품은 당연히 선택되지 않을 것이다.
한인업소들을 타민족들에게 알리는데도 웹 소문 마케팅을 잘 활용하면 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인업소들이 자기 기업의 웹사이트를 전문적으로 작성하고 잘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평가를 모아서 알리는 제3자 평가회사 웹사이트를 항상 주시하여 긍정적인 평가가 많이 나오고 부정적 평가가 덜 나오도록 하여 좋은 평판을 유지하여야 한다. 그래야 주류사회의 새로운 고객을 계속 유치할 수 있다.
특히 한식당, 사우나, 이발소, 미용실, 카페, 바 등 그 동안 한인 소비자들을 주 대상으로 한 한인 서비스업체가 타민족 고객을 끌려면 소비자들의 실제 경험담을 올리는 웹사이트를 항상 주시하여야겠다. 그 대표적인 웹사이트로 옐프(Yelp), 시티서치(Citysearch), 쩌개트 서베이(Zagat Survey)등이 있다.
이런 사이트에 부정적인 소비자 평가가 올라가 있을 경우 그 원인을 시정하여 좋은 평가가 나오도록 노력해서 한인기업들도 고객층을 넓혀야 하겠다. 그래서 이 불경기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발전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청광 / 퍼시픽스테이츠대 교수
drccrh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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