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서해상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 사고가 터지자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대책 논의를 위한 안보장관 긴급회의를 연달아 주재하고 군경도 비상대기에 돌입하는 등 비상체계에 들어갔다. 특히 실종자가 46명에 달하면서 희생자가 늘어날 우려가 높은 가운데 군경은 밤새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하는 등 긴박한 모습이었다.
구조된 함장 현장지휘 나서
가족들 뜬눈 실종명단에 충격
함정 침몰 67년 이후 5번째
◎…청와대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전날 밤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해군 초계함 침몰 사고에 대한 상황 파악과 대응에 주력하느라 긴박하고 분주한 분위기를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시시각각 상황을 보고받느라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고 외교·안보를 비롯한 관계 수석실 직원들은 뜬 눈으로 밤을 새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할 예정이던 청와대 어린이 기자단 `푸른누리’의 제2기 출범식도 연기하는 등 기존에 예정됐던 공식 일정을 모두 연기 또는 취소했다.
◎…이날 침몰한 천안함의 함장은 구조된 직후 수색함정에서 구조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천안함 함장인 최원일 중령은 사고 직후 구조됐으며, 장병 수색을 위해 급파된 수색함정에 승선해 사고 당시 상황을 바탕으로 구조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구조자 58명 중 최 함장을 포함해 일부는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어서 현장에서 실종자 구조작업에 투입됐다”며 “당시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 남도록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상 장병 2명이 이송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은 외부인 출입을 차단한 채 긴장된 분위기다. 이날 병원에 도착한 부상자 가족 7명이 황급히 병원으로 들어갔다. 구조자 58명 중 한 명으로 이날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진 신은총 하사의 어머니는 “아들이 많이 다쳤다고 들었다”라면서 “그래도 살아있어 고맙고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군의 삼엄한 통제로 이들 중 미처 신분증을 지참하지 못한 2명은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대기실에 남아 기도를 드리며 신 하사의 건강을 기원했다.
◎…천안함의 침몰사고 소식을 접한 장병 가족들은 27일 오전 평택 2함대 사령부에 찾아와 “빨리 구조작업을 해야 할 것 아니냐”며 발을 동동 굴렸다. 사고 직후 해군 1회관에 마련된 ‘천안함 실종자 가족 대기소‘는 실종소식을 전해 듣고 서둘러 찾아 온 가족들의 오열과 통곡으로 가득찼다. 한 실종자 가족은 “천안함의 침몰소식을 듣고 아들이 걱정돼 밤을 꼬박 지새웠다”며 “제발 살아 있길 바란다”며 울먹였다.
◎…이날 해군 초계함이 침몰하기 시작한 후 많은 백령도 주민이 커다란 포성을 들었다고 밝혔다. 백령도 주민 김모(42)씨는 “오후 10시15분께 집안에 있는데 집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큰 포성이 들렸다”라고 말했다. 주민 정모(56)씨도 “평생 백령도에 살면서 그런 큰 포 소리는 처음 들었을 정도로 평소 훈련 때의 포성과는 확연히 달랐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번 해군 초계함 침몰사고는 1967년 당포함 이후 다섯 번째다. 당포함은 그 해 1월17일 동해상에서 어로작업을 돕던 중 북한군의 해안포 공격으로 침몰했다. 1974년 2월22일에는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해군과 해경 훈련병이 탑승한 해군 예인정이 높은 파도로 바다에 가라앉았다. 이어 2002년 6월 참수리 357호가 북한군의 공격을 받고 침몰했으며, 2004년 10월12일에는 동해상에서 심야 훈련을 마치고 기지로 귀환하던 해군 특수목적용 소형 선박 1척이 높은 파도에 휩쓸려 침몰했다.
◎…미국 국무부는 26일 서해안의 한국 해군 초계함 침몰 사고의 원인에 대해 예단을 피하면서, 현 시점에서 북한이 연루됐을 가능성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서해안 사고와 관련해 함정 승무원들의 안전을 우려하고 있으며, 좀 더 자세한 상황은 한국 정부당국으로부터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고 높아 수색에 어려움
26일(이하 한국시간) 인천 백령도 해역에서 발생한 해군 초계함 침몰사고와 관련, 27일 오전 해경과 해군이 본격적인 실종자 수색작업에 나섰지만 높은 파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은 이날 오전 사고 해역에 경비함정 5척과 헬기 2대를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관할 옹진군도 어업지도선 3척과 행정선 1척을 투입, 수색을 돕고 있다.
옹진군 어업지도선 선장은 “사고 발생 직후인 26일 오후 10시30분부터 27일 오전 1시30분까지 3시간 가량 구조작업을 벌였고 오전 6시 수색을 재개했다”면서 “현재 사고 해역의 시정거리는 2~3마일 이상으로 양호하지만 2~3m의 높은 파고로 인해 수색에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인천시도 침몰 사고 발생 직후 시 소방안전본부에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군 당국의 구급 이송 요청에 대비하고 있다.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 침몰 소식을 듣고 27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를 찾은 실종장병 가족들이 TV 화면의 실종자 명단을 지켜보며 오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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