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생각은 늘 시대를 앞서갔다. 해박한 인문학적 소양을 나침반 삼고 역사에 대한 엄정한 성찰을 돛대 삼아 그의 생각은 우상이 지배하는 거친 사회를 만행해왔다.
그의 글은 흔한 지식의 장신구가 아니었다. 그는 때로는 죽비를 들어 인간과 사회에 대한 무지를 질타하고 문명의 성찰을 통해 미래를 향한 걸음을 독려해왔다.
궁형의 치욕은 없었지만, 유토피아적 망상가란 붉은 오해를 뒤집어쓰는 걸 주저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로 언론인 이선명 씨(69)다. 그가 메릴랜드의 서재에서 다시 펜을 들었다. 이번에는 ‘트로이 목마’다. 2005년 본보에 연재한 ‘영어 고사성어’를 정리한 것으로 문명사와 그 속의 언어, 인문의 지혜가 응축돼 있다.
저자는 “서양문명의 시원인 고대 그리스부터 르네상스까지 큰 역사적 사건 속의 언어를 미국인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대화체로 재구성했다”며 “이 책만 읽으면 인류의 역사와 문화사의 발전과정을 통달하는 기본소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문명비평집 ‘카인의 후예’에서 9.11사태의 교훈을 ‘아벨을 죽인 카인의 후예들이 벌인 성찬(盛饌)의 사육제’로 압축했듯이 이번에도 저자는 “언어는 인류문화사의 총화”라고 응축한다. 그리고 언어를 통해 기나긴 역사의 흥미진진한 흔적을 찾아낸다.
해리(海里)란 호를 가진 이선명씨는 서울대에서 국제정치학을 수학하고 1964년 코리아 헤럴드 기자로 언론계에 투신했다. 그 후 동화통신 기자로 있다 유신의 광풍에 떠밀려 유럽을 거쳐 1979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동안 여러 한인 언론에서 글을 써왔으며 현재 US News 주필로 있다.
한편 ‘트로이 목마’ 출판기념회가 오는 5월1일 저녁 6시30분 애난데일의 코리아 모니터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저자의 클래식 기타 연주와 성악가의 음악이 어우러지는 문화의 축제로 꾸민다고 한다.
문의 (410)900-3900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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